롯데렌탈 매각가 덜 깎는 대신 후순위로 남나… 롯데지주의 가격 방어 셈법은
||2026.06.01
||2026.06.01
이 기사는 2026년 5월 31일 11시 1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 작업을 재개한 가운데, 가격 방어 전략에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합의했던 매각가는 SK렌터카와의 통합 시너지가 전제된 수준이었던 만큼, 새 원매자들이 같은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매각가를 대폭 낮추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 측이 후순위 출자 등을 통해 원매자의 하방 리스크를 일부 분담하는 방식으로 가격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의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을 포함한 복수의 글로벌 사모펀드와 일부 대기업이 롯데렌탈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지난해 3월 보유 중인 롯데렌탈 지분 56.2%를 어피니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어피니티의 포트폴리오사인 SK렌터카와 롯데렌탈 간 기업결합을 불허했고, 이에 따라 양측은 지난 18일 계약 해제를 공식화했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이번 재매각에서 기존 매각가를 어느 수준까지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어피니티가 제시했던 매각가는 주당 7만7115원으로, 당시 시가 대비 160%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었다. 총 매각가는 약 1조5728억원으로, 롯데렌탈의 지분가치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조8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어피니티가 제시했던 가격에는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다’는 어피니티의 특수성이 반영됐다. 어피니티는 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까지 인수해 통합 시너지를 내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공정위가 양사의 결합을 막으면서 이 같은 시너지 논리는 사라졌고, 새 원매자 입장에서는 기존 가격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수금융 조달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 기존 매각가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현 주가(3만원대 초반) 기준 지분가치와 인수가격의 괴리가 커, 통상적인 수준의 인수금융을 조달하면 담보가치 대비 대출비율(LTV)이 10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조건의 인수금융이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를 통과할 수 있는 기관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어피니티도 롯데렌탈만으로 차입을 일으키는 대신,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함께 묶어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매각가를 큰 폭으로 낮추는 데 있어 저항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최고위층에서는 ‘기존 거래가 무산된 건 기업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공정위 때문이었는데 왜 가격을 대폭 깎아 팔아야 하느냐’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니티가 이미 높은 가격을 인정했던 만큼, 재매각 과정에서 이를 대폭 할인할 경우 롯데가 스스로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낮춰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IB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매각가를 직접 낮추는 대신 인수 펀드에 후순위 출자자로 일부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후순위 출자는 손실을 먼저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매자 입장에서는 하방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롯데로서는 명목상 매각가를 대폭 낮추지 않으면서도 원매자의 실질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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