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파업 현실화…AI 승부수 흔드는 노사 리스크(종합)
||2026.06.01
||2026.06.01
보상체계 갈등에 10일 계열사 공동 파업 예고
대규모 판교 집회 병행…교섭 따라 수위 강화
단기 서비스 차질보다 브랜드 신뢰도 타격 우려
홍민택 CPO 퇴사 따른 조직 변동도…내부 혼란 ↑

카카오 노사가 임금 및 성과 보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국면에 들어섰다. 노동조합은 오는 10일 부분 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장기간 이어진 고용 불안과 경영진 중심 보상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노조가 제시한 성과 보상안이 현재 경영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노사 갈등 장기화 시 카카오가 추진 중인 카카오톡 AI(인공지능) 전환을 비롯한 경영 전략 전반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10일 4시간 부분 파업…아직 교섭 일정 잡힌 것 없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일 입장을 내고 "6월 10일 수요일 4시간 부분파업 및 판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속적인 경영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가 참여한다. 이들 모두 임금교섭 관련 조정이 결렬된 바 있다.
같은 날 파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이뤄진다. 노조는 경찰에 조합원 1200명이 집회에 참석한다고 신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일 예정된 부분 파업 이전에 노사가 추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가 큰 만큼 단기간 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5개 계열사 전부 진행하는 부분 파업으로, 파업일인 10일 이전에 본사와 교섭 일정이 잡힌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 수준이 과하다는 스탠스를 명확히 했다.
카카오 측은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 수준이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며 "서비스 안정성 유지와 미래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서도 지속 가능한 수준의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체계 등 전반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크게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에서도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 지 여부를 두고 노사가 맞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사 AI 전환 시점과 맞물린 파업…조직 집중력 저하 우려
이번 파업은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AI 전환을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기적인 서비스 운영 차질보다도 핵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직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당장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서비스의 마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오랜 기간 이어온 서비스인 만큼 시스템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고, 비조합원 위주의 필수 유지 인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다. 시장에서는 AI 중심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시점에 노사 갈등이 불거지며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AI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도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빠른 결단과 실행이 중요한 AI 분야에서 골든 타임 확보는 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수익화 모델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톡에 ▲챗GPT 포 카카오(챗GPT) ▲카나나 인 카카오톡(AI 비서) ▲카나나 서치(AI 검색) 등 세 가지 AI 서비스를 탑재해 채팅방에서 정보 탐색부터 결제까지 완결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부 버티컬 파트너사 발굴 및 협약 체결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홍민택 CPO 퇴사 따른 조직 개편도…정신아 대표, 내부 혼란 수습 나서
여기에 핵심 경영진 이탈에 따른 조직 개편까지 진행되면서 내부 안정성 확보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홍민택 CPO(최고제품책임자)가 퇴사 절차를 밟게 됨에 따라 후속 정비를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홍 CPO는 지난해 인스타그램식 격자형 피드 도입 등 대규모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현재 카카오는 기존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로 이원화하고,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유저 퍼스트 TF'도 신설했다.
내외부 불안감이 커지자 정신아 대표는 사과문을 내고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노사 간)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직원) 여러분의 기다림 또한 길어지고 있는 점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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