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움직인 비트코인 20개…사토시 보유분은 아닌 듯
||2026.06.01
||2026.06.01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2010년 8월 이후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초기 비트코인 지갑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BTC가 이체됐다.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번 이동은 갤럭시리서치가 블록 951828에서 확인한 것으로, 현재 가격 기준 약 147만달러 규모다.
해당 주소는 '1CDSyXAQxro4FPUoqAQb'로 시작하는 지갑으로, 약 16년 전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을 받은 뒤 장기간 휴면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는 비트코인 초기 채굴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던 시기와 겹친다. 당시에는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채굴이 일반적이었고, 네트워크 참여자도 소수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이동이 사토시 나카모토 보유분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갤럭시디지털의 연구 책임자 알렉스 손은 "사토시 시대 코인이 이날 오전 이동했다"면서도 "사토시의 코인으로 의심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갤럭시리서치는 온체인 휴리스틱을 바탕으로 사토시 추정 지갑군과 다른 초기 지갑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번 20BTC는 사토시 관련 이동 패턴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시장 영향 또한 제한적이었다. 비트코인은 이체 시점 전후 7만3608달러 부근에서 거래됐고, 일간 기준 0.3% 하락한 상태였다. 20BTC는 비트코인의 일일 현물 거래량 약 163억달러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개별 장기 휴면 지갑의 움직임보다 거시 자금 흐름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실제로 2025년에도 비슷한 초기 채굴자 지갑의 재활성화가 여러 차례 나타났지만,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앞서 장기 휴면 채굴자 지갑이 다시 움직였을 때도 가격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올해 초 8만BTC 규모의 고래 물량이 거래소로 이동했을 때도 공포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초기 비트코인 지갑의 이동은 물량 규모와 별개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경향이 있다. 생성 시점이 오래된 코인일수록 비트코인 초창기 참여자나 초기 채굴자와 연결될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대 초반 생성된 지갑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아직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던 시기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만 장기 휴면 지갑의 재활성화가 곧바로 매도 압력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유자는 보안 강화를 위해 지갑을 교체하거나, 여러 주소에 흩어진 자산을 통합하거나, 상속·관리 목적에서 자금을 옮길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물량이 거래소 주소로 유입되는지, 이후 추가 이동이 나타나는지를 실제 매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20BTC의 최종 행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익명 보유자가 매도에 나선 것인지, 지갑을 통합한 것인지, 최신 주소 형식으로 옮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실제 처분 여부는 이 물량이 거래소로 이동하는지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초기 보유자들의 물량 재배치가 최근 가격 상승 국면과 맞물려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초창기부터 보유한 장기 투자자들이 점진적으로 자산을 이동하는 흐름이 2026년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이체도 그 연장선에 있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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