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연설서 ‘대만’ 지운 美 국방장관… 中과 긴장 낮추나
||2026.06.01
||2026.06.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빈도를 줄이며 중국과의 긴장도를 낮추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대만 문제를 의도적으로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약 30분 동안 인도·태평양 정책을 설명하면서 대만을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미 국방장관이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연설에서 “보여주기식 분노의 시대는 끝났다”라며 미국이 “강하지만 조용하고 명확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중 관계에 대해 “수년 만에 가장 좋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년 전 같은 행사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남중국해 분쟁을 거론하며 “중국이 아시아 패권국이 되려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연설이 시진핑 주석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루면 양국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지 몇 주 만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로리 메드칼프 호주국립대 국가안보대학 학장은 블룸버그에 “23년 샹그릴라 대화 역사상 미국 행정부의 연설 가운데 가장 대결적 색채가 약한 연설이었다”며 “이것이 미국 협상력의 강함을 보여주는 것인지,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140억달러(21조1652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계획을 ‘협상 카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미국의 대만 정책 관행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평가된다.
중국 역시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에 대한 수위를 낮췄다. 중국 측 대표단 단장인 멍샹칭 국방대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길 희망한다”며 “양국 군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반면 일본, 필리핀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대만 양측에 군사기지를 둔 일본·필리핀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대규모 핵무기를 보유한 중국이 일본을 향해 ‘신군국주의’라고 비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일본, 베트남, 대만을 “공동 목표를 가진 협력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발생하면 대만인들이 필리핀으로 피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국들의 국방력 강화 노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만이 최근 통과시킨 특별 국방예산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은 지난주 250억달러(37조7950억원) 규모의 특별 국방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예산은 미국산 대드론 체계와 통합 전투지휘 시스템, 중거리 탄약 구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아시아 프로그램의 크리스 에스텝 연구원은 “대만의 최근 조치를 공개적으로 평가했다면 대만해협 분쟁 억제에 대한 미국의 오랜 관심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침묵도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