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았는데" 엔비디아 H200 GPU 임대료 40% ‘뚝’…AI칩 희소성 끝?
||2026.06.01
||2026.06.01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엔비디아의 대표 인공지능(AI) 가속기인 H200 GPU 임대 가격이 최근 3주 동안 약 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인프라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비디아의 고평가 논리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엔비디아 H200 GPU의 시간당 임대 가격은 최근 7달러 수준에서 4달러 안팎까지 하락했다. AI 연산 수요 증가로 수년간 이어져 온 GPU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가격 하락은 최신 세대 GPU인 블랙웰 시리즈로 수요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오른 컴퓨트(Ornn Compute) 가격지수에 따르면 B200과 GB200 등 블랙웰 기반 제품이 프리미엄 가격을 형성하는 동안, 이전 세대인 '호퍼' 계열 GPU 공급은 네오클라우드 시장 전반에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단순한 가격 인하 자체가 아니다.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높은 기업가치를 뒷받침했던 핵심 논리 가운데 하나는 AI 칩 부족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H200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면서 이러한 희소성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빨리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비(ABV)의 애널리스트 티에리 보르자트는 "기술 업계에서 가장 전략적인 자산 중 하나의 가격이 불과 3주 만에 40% 가까이 하락했다"며 "핵심 AI 인프라 자산의 가치 재조정이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월가의 시각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AI 설비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엔비디아에 대해 '아웃퍼폼' 의견과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이 집계한 43명의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 역시 304달러 수준으로, 현재 주가 대비 40%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 회사는 지난 분기 81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5%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H200 가격 조정만으로 엔비디아의 성장 스토리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차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GPU 공급 부족 여부보다 AI 투자 수익성이 실제로 입증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AI 투자 수익률(ROI) 추정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9.2%, 메타가 -28.8% 수준으로 집계됐다. AI 인프라 구축에 수백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향후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 자체보다 가격 결정력과 수요 지속성으로 향하고 있다. 블랙웰 시리즈가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가운데 호퍼 계열 GPU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AI 수요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H200 임대료 하락이 엔비디아의 실적을 당장 위협하는 사건은 아니지만, AI 인프라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서 공급 정상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향후 엔비디아를 둘러싼 강세론과 약세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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