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고작 1대 팔렸다고?” 한때 잘나가던 ‘이 차량’ 결국 국내에서 사라진다
||2026.05.31
||2026.05.31
기아의 소형 전기 SUV 니로 EV가 국내 시장에서 단산 수순을 밟는다.
2018년 처음 등장한 이후 약 8년 만이다.
니로 EV는 한때 실용적인 전기차의 대표 모델로 불렸다.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주행거리도 준수했으며, 전기차 입문용으로도 많이 거론됐다.
하지만 시장 흐름은 빠르게 바뀌었다.
신형 전용 전기차들이 쏟아지고,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크게 높아졌다.
결국 니로 EV는 재고 소진 이후 국내 판매를 종료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모델이라서 밀린 것이 아니다.
판매량 급감, EV3의 등장,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의 경쟁,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의 한계가 모두 겹쳤다.
니로 EV의 단산은 한 모델의 퇴장이라기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변화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니로 EV의 하락세는 숫자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2년 2세대 출시 첫해 니로 EV는 국내에서 9,194대가 팔렸다.
당시만 해도 실용적인 소형 전기 SUV로 충분한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다음 해 판매량은 7,161대로 줄었다.
이후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2025년에는 295대 판매에 그쳤다.
불과 3년 만에 판매량이 97%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더 충격적인 수치는 2026년 초반이다.
1월과 2월을 합쳐 판매량이 단 8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한 달에 몇 대 팔리지 않는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 정도면 단순한 부진이 아니라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밖에 없다.
한때 잘 팔리던 전기 SUV가 이렇게 빠르게 밀려난 것은 소비자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니로 EV가 밀려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같은 브랜드 안에서 등장한 EV3다.
EV3는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형 전기 SUV다.
2025년 한 해에만 2만 대 이상 판매되며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같은 기간 니로 EV 판매량은 295대였다.
단순 비교하면 약 70배에 달하는 격차다.
소비자들이 어떤 모델을 선택했는지 숫자가 그대로 보여준다.
EV3는 니로 EV보다 최신 전기차다운 상품성을 갖췄다.
전용 플랫폼에서 오는 공간 활용성, 더 세련된 디자인, 최신 실내 구성, 효율적인 전동화 설계가 소비자들에게 더 강하게 어필했다.
과거에는 내연기관 기반 전기차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주는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
니로 EV가 못해서라기보다, EV3가 시장의 기준을 새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니로 EV는 전기차 전용으로 처음부터 설계된 모델이 아니다.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를 함께 고려한 통합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이 점은 초기에는 장점이기도 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운영할 수 있었고, 비교적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용 전기차들이 많아진 지금은 한계로 작용한다.
전용 플랫폼 차량은 배터리 배치와 실내 공간 활용, 에너지 효율, 충전 시스템을 전기차에 최적화할 수 있다.
반면 니로 EV는 구조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니로 EV의 배터리 용량은 64.8kWh다.
복합 주행거리는 401km 수준이다.
일상용으로는 여전히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최신 전용 전기차들이 더 넓은 실내와 더 진보한 상품성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설득하기에는 힘이 떨어졌다.
전기차 시장에서 ‘적당히 괜찮은 차’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것이다.
니로 EV 단산 소식이 나오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재고차 구매를 고민할 수 있다.
즉시 출고가 가능하고, 할인 조건이 붙는다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4천만 원대 예산으로 소형 전기 SUV를 찾는 소비자라면 니로 EV 재고가 현실적인 선택지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단산 모델이라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부품 수급이다.
기아가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단종 모델의 일부 부품은 수급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중고차 가격 방어도 따져봐야 한다.
이미 판매량이 크게 줄고 단산 수순에 들어간 모델은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AS 정책과 보증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보증, 전기차 전용 부품 보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여부까지 꼼꼼히 봐야 한다.
재고차는 누군가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아무 조건 없이 잡아야 하는 기회는 아니다.
니로 EV의 국내 단산은 단순히 한 모델이 사라지는 사건이 아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소비자들은 내연기관 기반 전기차보다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더 선호한다.
더 넓은 공간, 더 빠른 충전, 더 세련된 디자인, 최신 디지털 사양을 원한다.
기아 역시 전동화 전략을 EV3, EV4, EV5, EV6, EV9 같은 전용 전기차 라인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흐름이다.
니로 브랜드는 앞으로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역할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실용성과 연비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의미 있는 선택지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는 EV3가 그 역할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니로 EV는 한때 전기차 대중화의 문을 열었던 모델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숙하면서 이제는 다음 세대 모델들에게 자리를 넘기게 됐다.
남은 재고는 분명 누군가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기회를 잡기 전에는 가격보다 단산 이후의 유지비와 중고차 가치, 사후 지원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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