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불씨 남은 유료방송·PP 갈등, 방미통위 해법은 아직
||2026.05.31
||2026.05.31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가입자 감소로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유료방송업계와 콘텐츠 가치에 맞는 대가를 요구하는 PP 업계의 입장이 맞서지만 정작 핵심인 사용료 산정 기준은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최근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이 난제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홈쇼핑 사업자 규제 완화와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매년 충돌하는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기준은 아직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 사용료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이 tvN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채널을 공급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양측 갈등이 심화되면 특정 채널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으로 번질 수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년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의하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반기 대비 7만6030명 감소했다. 유료방송사업자는 가입자 감소와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 부담 때문에 요금 인상도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업계는 콘텐츠 제작비와 매출 원가가 늘어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최소한 먼저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선계약 후공급’부터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선공급 후계약 관행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 선계약 후공급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선계약 후공급이 자리 잡지 못한 이유로는 대가 산정 기준 부재가 꼽힌다. 공급 대가를 정하는 기준이 있어야 계약을 먼저 체결할 수 있는데 합의된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교수는 “5년 전에도 거의 똑같은 연구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변한 것이 거의 없다”며 “선계약 후공급, 방송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가이드라인이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을 다룰 책임 주체가 분명해졌다. 기존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유료방송 관련 진흥·규제를 나눠서 담당하면서 책임 주체가 모호했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송 관련 과 인력 30명쯤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전입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기준 마련 과제를 맡게 됐다.
김세원 방송채널사용사업자진흥협회 실장은 “콘텐츠가 플랫폼에 올라간 상태에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협상력이 극도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약관가 비율제와 선계약 후공급이 함께 시행돼야 프로그램 사용료 정상화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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