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DP도 추월한 ‘삼전+닉스’ 시총… 반도체 왕좌 경쟁 본격화
||2026.05.31
||2026.05.3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계가 한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수 상승이 양사에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853조2703억원, SK하이닉스는 1662조734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 시가총액 합계는 3516조4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명목 GDP인 2663조342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두 기업의 시장 평가 가치가 국가 경제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 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삼성전자와의 시가총액 격차를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국내 증시 역사상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약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내 증시 랠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초만 해도 SK하이닉스 시가총액(135조원)은 삼성전자(321조원)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함께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고, 이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급등세를 이어갔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5월 초 18만6000원에서 현재 233만3000원으로 약 1145%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5만4300원에서 31만6500원으로 약 47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가전·파운드리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 구조로 AI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보다 직접적으로 누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면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무선통신기기 수출 증가율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 강세가 사실상 반도체주에 과도하게 쏠린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 내 양극화 심화와 버블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코스피가 한 달 새 약 27% 급등했지만, 코스피에 상장한 948개 종목 가운데 796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16% 종목만 보합 또는 상승했고, 나머지 84%는 하락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6933조143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7%로 절반을 넘어섰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기대감으로 반도체 종목들의 일간 변동성 역시 커지고 있다”며 “이번 강세장은 상승률이 높은 만큼 변동성도 큰 장세여서 향후 최대 낙폭 역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국내 경기 회복과 수출 개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상당한 만큼 당분간 반도체 중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 내 AI 쏠림 현상은 단순 테마보다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자금 재배치 성격이 강하다”며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AI 밸류체인 내부에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세 전환보다는 강세 흐름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 현상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지수 상승이 특정 업종에 집중될수록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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