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청소 내건 AI 스타트업…노리는 건 집안일 ‘영상 데이터’
||2026.05.30
||2026.05.30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로봇용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집안일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무료 청소까지 내걸고 있다. 29일(현지시간)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AI 학습 스타트업 시프트는 뉴욕에서 집을 무료로 청소해주는 대신 청소하는 전 과정을 촬영해 데이터로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시프트는 뉴욕에 이어 런던 등 다른 도시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설거지, 조리대 닦기, 먼지 제거, 바닥 걸레질 같은 가사 노동 장면을 원한다. 이런 영상은 로봇이 사람이 맡기고 싶어 하는 집안일을 수행하도록 학습시키는 데 쓰인다.
이런 데이터 수집이 필요한 이유는 로봇이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기와 달리 실제 세계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은 공간과 움직임, 힘과 마찰, 제각각인 형태와 재질, 조명 변화까지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쉬운 옷 개기, 사과 집기, 물 따르기 같은 동작도 로봇에는 구현이 어렵다.
문제는 현실 세계 데이터가 텍스트나 이미지처럼 인터넷에서 대규모로 긁어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조용히 모으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고품질 데이터 접근성은 피지컬 AI 기업의 큰 병목이 됐고, 기업들은 확보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홈서비스 플랫폼 프론토가 고객 집을 요리, 청소, 세탁 같은 작업의 AI 학습 영상 수집처로 활용해 논란이 됐다. 프론토는 고객이 명시적으로 동의했을 때만 촬영한다고 밝혔지만, 경쟁 스타트업들은 집 안 촬영으로 AI를 학습시킨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집 규모를 키우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휴먼 아카이브는 긱워커가 카메라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작업을 기록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착용자 시점의 1인칭 데이터는 로봇이 사람이 물리적 공간을 어떻게 이동하는지 익히는 데 필요한 자료로 꼽힌다. 시프트는 앱을 통해 참여자를 모으고 있으며, 15개국에서 수만 명에게 활동 영상을 촬영하도록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기업은 실제 유용한 일을 시키는 대신 같은 동작을 반복하게 하며 데이터를 만든다. 작업자들은 수건 접기, 컵 집기, 상자 나르기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고, 카메라와 센서는 모든 움직임을 기록한다. 이미 시장에 나온 로봇 제품에서도 데이터는 계속 쌓인다. 기업들은 고객 집에서 나온 데이터로 제품을 개선하고, 로봇이 멈췄을 때 원격 작업자가 개입하며 생긴 데이터도 다시 활용한다.
데이터와 혜택을 맞바꾸는 구조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다만 지금 기업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확보하려는 것은 집안일 같은 현실 세계의 물리적 행동 데이터다. 당장은 사람이 무료로 집을 청소하면서 영상을 남기고, 이후에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안일 로봇을 판매하려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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