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고성능 라인업 ‘M’은 그동안 타협의 영역에 가까웠다. 강력한 성능이 주는 짜릿함은 분명했지만, 실용성은 일정 부분 내려놓아야 했다. 많은 것을 얻는 대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차라는 의미다. 하지만 BMW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3의 상위 트림인 ‘M50’은 다른 방식으로 M에 접근한다. 직렬 6기통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 398마력에 넉넉한 공간과 일상 편의성을 더했다. 고성능 SUV의 ‘현실적인 해답’에 가까운 차다.
BMW X3 M50 xDrive의 외관은 M 퍼포먼스 전용 파츠를 적용해 일반 X3와 차별화했다. 이전 세대보다 면을 강조한 디자인과 M 퍼포먼스 전용 요소가 더해지면서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 허인학 기자
4세대 X3의 차체 크기는 길이 4755㎜, 너비 1920㎜, 높이 1660㎜다. 이전 세대보다 길이는 65㎜, 너비는 30㎜ 늘었다. 반면 높이는 15㎜ 낮아져 한층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휠베이스는 2865㎜다. / 허인학 기자
크기가 한층 커진 BMW 키드니 그릴에는 테두리에 조명이 들어오는 ‘BMW 아이코닉 글로우’가 적용됐다. M50에는 가로선 디자인이 들어간 M 퍼포먼스 전용 그릴이 적용돼 일반 모델과 차이를 뒀다. / 허인학 기자
운전석은 편의성과 주행 집중도를 함께 고려한 구성이다. 일반 모델과 달리 스티어링 휠에는 방향을 표시하는 붉은색 라인이 추가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실내 곳곳에 쓰인 플라스틱 소재는 촉감 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 허인학 기자
물리 버튼이 최소화된 점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용 빈도가 높은 공조나 시트 온도 조절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뒀다면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음성 명령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퀵 셀렉트 기능을 통해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자주 쓰는 기능을 빠르게 배치할 수 있다. / 허인학 기자
토글 방식의 변속 레버는 조작성이 나쁘지 않다. 별도의 P단 버튼은 없지만 중립 상태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하거나 시동을 끄거나 도어를 열면 자동으로 P단이 설정된다. i드라이브의 조작 품질은 높은 편이다. 다만 오염에 취약한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가 적용된 점은 아쉽다. / 허인학 기자
2열 공간은 성인이 앉아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1열 시트를 B필러에 맞춰 조정한 상태에서도 무릎 공간은 주먹 2개 반 정도가 남는다. 착좌 위치가 낮지 않아 시야도 안정적이다. 등받이 각도도 지나치게 세워져 있지 않아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가 쉽게 쌓이는 구성은 아니다. / 허인학 기자
트렁크 공간은 기본 570리터(L)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700L까지 확장된다. 위탁 수하물 크기의 캐리어 4개 정도는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트렁크는 전동 방식으로 열리고 닫힌다. 스마트키를 조작하거나 범퍼 하단을 발로 차는 킥 모션으로도 개폐할 수 있다. 개방 높이는 5단계로 조절된다. / 허인학 기자
스마트키 활용도도 높다. 잠금 버튼을 세 번 누르면 원격으로 시동이 걸리고 다시 세 번 누르면 시동이 꺼진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미리 설정한 온도에 맞춰 공조가 작동한다. 다만 차량 안에서 원격 공조 활성화 설정을 미리 해둬야 한다. BMW ‘마이 BMW’ 앱을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시동, 잠금, 위치 확인 등도 가능하다. / 허인학 기자
X3 M50에 탑재된 엔진은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398마력, 최대토크 59.1킬로그램미터(㎏·m)를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조합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도 탑재됐다. 변속기 내부에 통합된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8마력, 최대토크 20.4㎏·m를 보탠다. / 허인학 기자
M 퍼포먼스 4피스톤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돼 제동력은 즉각적이고 페달 반응도 민감하다. 효율성도 기대 이상이다. 시승 당시 고속도로와 국도 등 400㎞ 이상을 주행했다. 제원상 복합연비인 L당 10.6㎞를 웃도는 L당 12㎞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료탱크 용량은 65L다. 실제 주행 연비를 단순 적용하면 1회 주유로 약 780㎞ 주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허인학 기자
X3 M50은 출력 수치보다 설정과 조작 방식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는 차다. 주행 모드와 변속 방식에 따라 일상적인 SUV가 되기도 하고, 고성능 모델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핵심은 수치 그 자체보다 성능을 언제 어떻게 꺼내 쓰느냐다. 이 차의 성능은 늘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는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국내 판매 가격은 9990만원이다. / 허인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