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로운 시리 렌더링 유출…온디바이스·클라우드·제미나이 3중 구조
||2026.05.29
||2026.05.29
[디지털투데이 유승아 인턴기자]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 전반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시리(Siri)와 별도 시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두고 공개된 유출 렌더링에는 챗GPT와 같은 AI 챗봇과 경쟁할 수 있도록 개편된 시리 구상이 담겨 있다.
핵심은 시리를 단순 음성비서에서 아이폰 기본 검색 및 실행 인터페이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기존과 동일하게 버튼을 통해 시리를 호출할 수 있지만, 응답과 애니메이션은 아이폰 상단의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표시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는 빠른 음성 질의와 간단한 검색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새로운 검색 모드도 추가될 전망이다. 사용자가 화면을 아래로 스와이프해 스포트라이트 검색을 여는 방식은 유지되지만, 검색 결과는 AI 기반 시리가 처리하는 구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시리는 재구축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내부적으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AI 기술 일부를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검색창은 유지하되 결과 생성과 명령 수행을 AI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 인터페이스에서는 검색뿐 아니라 앱 실행, 메시지 전송, 날씨 확인, 일정 추가, 메모 검색, 앱 단축어 실행까지 수행할 수 있다. 결과는 카드 형태의 구조화된 텍스트로 제공되며 다이내믹 아일랜드와도 연동된다. 애플은 시리를 별도 기능이 아닌 운영체제 전반에 스며든 기본 도구로 재배치하려는 방향을 보이고 있다.
별도의 시리 앱도 함께 준비 중이다. 해당 앱은 이전 대화 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텍스트 입력뿐 아니라 문서와 사진 업로드도 지원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시리를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제미나이 등과 경쟁하는 독립형 AI 챗봇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드러난다.
시리의 처리 구조도 변화한다. 새로운 시리는 아이폰 내 연산과 클라우드 연산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될 전망이다. 애플은 오랫동안 온디바이스 AI 처리 방식이 개인정보 보호에 유리하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번 개편에서는 일부 원칙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한계가 있다. 최신 칩이 AI 성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형언어모델(LLM)을 기기 내에서 완전히 구동하기에는 제약이 크다. 스마트폰은 대규모 모델을 충분히 메모리에 올릴 만큼의 램이 부족하며, 기기 내 모델은 수십억 개 수준의 파라미터로 제한된다. 반면 최신 제미나이 모델은 수조 개 규모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기용 모델은 속도 개선을 위해 '양자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토큰 생성 정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구글도 모바일용 경량 모델인 제미나이 나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문맥 요약이나 오디오 처리 등 제한된 기능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시리는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대화형 비서 성격이 강하다.
이에 따라 애플은 구글의 대형 클라우드 기반 제미나이 모델을 소형화하는 '증류'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 모델의 성능을 소형 모델이 일부 학습해 재현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이를 통해 단순 요청은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요청은 클라우드로 전달하는 구조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에도 한계가 지적된다. 애플은 맥용 M시리즈 칩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를 구축했지만, 대형 제미나이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동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복잡한 요청은 애플 인프라가 아닌 구글 클라우드로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구글 TPU 대신 엔비디아의 '컨피덴셜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은 클라우드에서 데이터가 처리되는 동안에도 그래픽처리장치(GPU) 내부에서 데이터를 암호화 상태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클라우드 의존도를 높이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기조를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이 시스템에 기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브랜드가 유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 경쟁 구도에서 애플의 가장 큰 강점은 방대한 사용자 기반이다. 챗GPT의 주간활성이용자(WAU)가 약 9억명 수준인 반면, 애플 기기 설치 기반은 아이폰을 포함해 전체 기기를 합산하면 약 25억대에 이른다. 애플은 별도 AI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대규모 이용자층에 시리를 통해 AI 기능을 직접 노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리 개편은 단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애플의 AI 배포 전략에 가깝다. 다이내믹 아일랜드, 스포트라이트 검색, 별도 챗봇 앱을 하나의 사용자 흐름으로 통합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WWDC에서 실제 발표가 이 방향으로 이어질 경우 시리는 음성비서가 아니라 아이폰의 AI 관문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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