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묵힌 비트코인 107개 ‘증발’…세금·오송금설 확산
||2026.05.29
||2026.05.29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체가 12년 넘게 보유해 온 비트코인 107개를 소각 주소로 보내 영구적으로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번에 소각된 물량은 당시 시세 기준 850만달러(약 127억20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5개의 비트코인 주소가 '11111'로 시작하는 오래된 소각 주소로 총 107BTC를 옮겼다. 이 주소로 이동한 비트코인은 개인키가 알려져 있지 않아 사실상 되찾을 수 없다. 이로써 해당 주소로 보내진 누적 비트코인은 807BTC로 늘었고, 아캄 기준 가치는 5900만달러(약 883억원)에 달했다.
이번 이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보유 기간과 가격 차익 규모 때문이다. 소각된 비트코인 대부분은 약 12년 전, 비트코인 가격이 6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던 시기에 매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트레이딩뷰 기준 당시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은 12만7000%로, 2026년 들어 보고된 사례 가운데서도 비교적 큰 규모의 비트코인 소각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이나 바이낸스코인(BNB)처럼 네트워크 차원의 기본 소각 기능이 없다. 유통 물량을 없애려면 이렇게 복구가 불가능한 주소로 보내는 방식이 사실상 유일하다. 블록체인상 기록은 남지만, 개인키가 없는 이상 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해당 주소는 과거 스택스가 2015년 9월 네임스페이스 등록을 위해 40BTC를 소각하는 데 쓰는 등 '소각 증명'(proof-of-burn) 용도로도 활용된 바 있다.
소각 배경을 두고는 여러 가설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리서치는 이번 107BTC 소각이 세금 손실 처리 목적일 수 있고, 불법 활동에서 나온 자금을 없애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이전 해킹이나 사이버 공격과 뚜렷한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잘못된 주소로 코인을 보냈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AI 에이전트, 납치, 세금 관련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코인베이스의 최고제품책임자(CPO) 코너 그로건은 "거래소가 콜드월렛 이체를 잘못 처리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소각 물량 자체보다도 누가, 왜 이런 거래를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기간 보관된 대규모 비트코인이 별다른 사전 징후 없이 영구 소각됐다는 점에서, 거래소 내부 이체 사고부터 세무 목적 처리, 불법 자금 정리까지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 자금 출처와 실제 의도를 특정할 결정적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비트코인이 자체 소각 기능 없이도 주소 구조만으로 사실상 영구 폐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동시에 대규모 물량이 사라졌는데도 배경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온체인 추적의 한계와 해석 범위도 함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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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axy Research (@glxyresearch) May 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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