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석 영림원소프트랩 사업부장 “ERP·AI 결합이 기업 AX 이끈다” [월간AX 5월호]
||2026.05.28
||2026.05.28
“기업이 인공지능(AI)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먼저 내부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AI와 통합해야 한다. 특히 회계·영업·생산·구매·인사 등 기업 데이터가 모이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AI와 연결하면 실제 업무에서 예측 분석과 경영 인사이트 활용이 가능하다.”
권기석 영림원소프트랩 국내클라우드사업부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한빛미디어 리더스홀에서 열린 ‘월간AX 5월호: AI, 도입을 넘어 성과로’ 세미나에서 “ERP는 이제 입력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인사이트를 주는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ERP와 AI의 융합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선도한다’를 주제로 발표하며, 기업 인공지능 전환(AX)의 출발점은 AI 도구 자체가 아니라 내부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 통합에 있다고 강조했다.
‘월간AX’ 세미나는 IT조선이 원스톱 러닝토털매니지먼트 플랫폼 플런티, AI 시대 실무 러닝 허브 한빛앤과 공동 주최하는 AI 시대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다. 이번 5월 세미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 맞춤형 AI 구현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먼저 권 사업부장은 ERP가 AI와 결합해 단순 기록 시스템에서 경영 판단을 돕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많은 기업 행사와 콘퍼런스의 주요 화두가 AI로 쏠렸지만, 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데이터가 어디에 쌓이고 어떤 업무 프로세스와 연결되는지부터 봐야 한다고 짚었다. 기업 데이터에는 고객 정보, 급여 정보, 사업자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섞여 있어 외부 AI 서비스에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ERP가 기업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기반 시스템 역할을 한다고 봤다. ERP가 AI와 결합할 때 단순 자동화를 넘어 예측과 의사결정 지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ERP의 역할 변화도 짚었다. 과거 ERP는 회계전표, 재무제표, 급여, 생산, 구매 등 개별 업무 데이터를 입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가까웠다. 이후 디지털 전환(DX) 흐름 속에서 물류, 재고, 제조, 수익성 관리 등 분산된 업무를 연결하는 프로세스 통합 시스템으로 확장됐다. 이제는 AI를 결합해 경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경영 전략 강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권 사업부장은 ERP 데이터를 “기업 업무 프로세스가 남기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제조 기업은 원재료 구매, 생산 투입, 판매, 원가 계산, 수익성 분석까지 모든 과정이 ERP 데이터로 쌓인다. 여기에 창고관리시스템(WMS), 그룹웨어, 전자세금계산서, 은행, 여신관리, 이커머스, 경비지출관리 등의 외부 시스템이 연결되면 기업 운영 데이터의 실시간성과 신뢰성이 높아진다.
그런 ERP가 최근 AI와 결합하는 이유는 데이터 활용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왜 발생했는가”를 시각화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 반면 AI 기반 분석은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인가”, “어떻게 조치하는 것이 최선인가”를 예측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는 게 권 사업부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AI를 판단형 AI와 생성형 AI로 나눠 설명했다. 판단형 AI는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 원가, 수익성, 경영지표 등을 예측한다. 생성형 AI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자동화 도구에 가깝다. ERP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시스템 사용법이나 업무 데이터를 설명하고, 문서 인식이나 메일 작성 같은 반복 업무를 지원하는 식이다. 이와 관련해 영림원소프트랩은 ERP 안에서 작동하는 AI 도우미 ‘K-봇(K-Bot)’을 소개했다. K-봇은 ERP 사용자가 품목 단위 일괄 수정 방법, 세법 관련 문의, 업무 화면 기능 등을 자연어로 물으면 답변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발주서나 주문서처럼 종이 또는 이메일로 받은 문서는 OCR(광학문자인식) 기능으로 읽어 ERP 데이터 입력을 자동화할 수 있다.
영림원 K-시스템 ERP는 AI 경영분석 기능도 주요 축으로 갖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ERP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 분석, 수요 예측, 영업 분석, 경영지표 분석, 원재료 분석, 제조원가 분석, 시장 분석 등 7개 분석 모델을 제공한다. 수익 분석은 품목별·거래처별 이익 변화를 분석하고, 제조원가 분석은 재료비·노무비·경비의 향후 변화를 예측한다.
시장 분석은 환율, 주가지수 등 외부 데이터까지 활용해 경영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권 사업부장은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면 산업별 데이터 특성에 맞는 알고리즘 적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화장품, 식품처럼 계절성과 수요 변동성이 큰 업종은 시계열 데이터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는 “데이터에 따라, 비즈니스 도메인에 따라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소 1년 이상의 원가 데이터가 쌓여야 의미 있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구매·생산 프로세스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AI는 과거 단가와 거래 이력, 현재 조건을 바탕으로 적합한 구매처를 추천하고, 결재가 끝난 구매 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주 데이터를 자동 생성할 수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주문 물량과 생산 가능 일정을 확인하고, 공정별 작업 지시와 실적 데이터를 ERP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권 사업부장은 마지막으로 ERP를 더 이상 단순 솔루션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ERP는 기업 데이터를 모으고, 업무 프로세스를 연결하며, 경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기반 시스템으로 역할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권 사업부장은 “ERP는 이제 입력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인사이트를 주는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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