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신 ‘ESS’⋯ 뜨거워진 K배터리 3사 ‘북미 수주전’
||2026.05.28
||2026.05.28
AI 데이터센터·노후 전력망 보강 수요 폭발…북미 대형 발주 봇물 K배터리 3사, 대형 프로젝트 잇따라 확보하며 수주 영토 확장 전기차 캐즘 돌파할 핵심 성장축 부상…‘중국 저가 공세’ 방어가 과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보강 수요가 맞물리면서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새 성장축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대형 빅테크들이 전력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현지 유틸리티 기업의 대규모 발주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가 실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대형 계약으로 이어지면서, 북미 시장 선점을 노리던 K배터리의 수주 경쟁도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미국 미시간주 최대 종합 에너지 기업인 DTE에너지와 16억달러,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규모는 총 6GWh로,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 미시간주 8개 전력망 구축 사업에 투입된다.
이번 계약은 북미 ESS 수요가 재생에너지 연계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안정화 분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LG엔솔은 미시간 홀랜드 공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능력 60GWh 이상 중 50GWh를 북미에 배치한다.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업황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ESS는 새 먹거리로 급부상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ESS 수요는 2025년 59GWh에서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연계, 노후 전력망 보강 수요가 맞물리며 전력망용 ESS 발주가 확대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 이상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북미 시장에서 대형 수주를 확보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장치(BBU), 전력망용 ESS 등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SK온은 북미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확보하고, 일부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전력망용 배터리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수주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Flatiron)과 1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30년까지 진행되는 최대 6.2GWh 규모 프로젝트의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핵심 변수는 현지 생산 기반과 가격 경쟁력, 유틸리티 고객 확보 여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망 현대화 수요가 맞물리며 대형 발주가 이어지는 만큼,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에 수주 기회가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체들이 ESS를 별도 성장축으로 키우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특히 북미 고객사들은 가격뿐 아니라 장기 공급 안정성, 현지 대응 능력을 함께 보고 있어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꺾이지 않는 공세는 부담이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60%를 웃돌고, 지난해 미국 ESS 배터리 시장에서도 CATL·BYD·EVE에너지 등 중국 기업 점유율이 7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 라이선스와 합작법인 등을 통해 북미 우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 강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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