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어도 되돌릴 수 없게 공고화"…트럼프, 美 암호화폐 규제 법제화 압박
||2026.05.28
||2026.05.28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 규제 체계를 법률로 고정해 향후 정권 교체나 정치권 변화에도 뒤집히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의 디지털 자산 규칙을 '미래 대응형'(future-proof)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의회 입법을 통한 제도화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행정부 기조가 아니라 법제화다. 현재 미국의 친암호화폐 정책은 트럼프가 임명한 규제기관 책임자들의 집행 방향 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차기 행정부가 인사를 교체하거나 집행 우선순위를 바꾸면 기존 정책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트럼프가 직접 "법으로 고정(codify)"해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의회를 통과한 법률 형태로 규제 틀을 확정해야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반암호화폐 세력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혁신을 해외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다시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가 되고 있으며, 개발자와 기업가들도 미국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 혐오자들이 되돌릴 수 없는 미래 대응형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법으로 만들겠다"며 "암호화폐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다시 겐슬러를 겨냥한 배경도 분명하다. 겐슬러는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SEC를 이끌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리플, 크라켄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SEC는 다수의 토큰을 미등록 증권으로 판단하고 기존 증권법 체계 안에서 규제하려 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맞는 등록 체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 압박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기업과 자금이 두바이·싱가포르·런던 등 규제가 더 명확한 시장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해왔다.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SEC는 폴 앳킨스 체제에서 겐슬러 시절의 집행 중심 접근을 상당 부분 철회했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암호화폐와 예측시장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 역시 일부 계류 중이던 암호화폐 사건을 철회했다. 다만 이런 변화 역시 행정부와 규제기관 수장의 정책 방향에 기반한 것이어서, 입법 없이는 장기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으로 향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어떤 암호화폐 자산을 SEC 관할 증권으로 보고, 어떤 자산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 상품으로 분류할지 기준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의 법적 절차와 탈중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호, 암호화폐 기업 파산 시 고객 자금 처리 원칙 등도 포함됐다.
다만 입법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하원은 지난해 7월 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달 수정안 표결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 법률이 되기 위해서는 상원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서명이 모두 필요하다. 백악관은 오는 7월 4일을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일정이 상당히 빠듯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트럼프가 언급한 ‘미래 대응형’ 암호화폐 규제 체계의 성패는 친산업 기조 자체보다 이를 법으로 고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EC와 CFTC의 관할 경계, 기업의 미국 내 영업 기준, 고객 자금 보호 체계가 입법으로 확정되면 미국 암호화폐 시장은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보다 안정적인 제도 기반을 갖추게 된다. 반대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현재의 규제 완화 흐름 역시 다시 행정부 판단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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