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 “갈 길 명확하다”… 금리인상 신호 본격화
||2026.05.28
||2026.05.28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첫 통화정책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명확한 긴축 메시지를 내놨다.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당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상황이라고 설명한 만큼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송 총재는 28일 오전 한은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언제 올리느냐,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 어디까지 오겠느냐 등 세 가지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사실 금리를 올리는 것도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케이스를 만들 수가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최종 금리가)3.5%가 될지, 그 밑이 될지, 아니면 더 위가 될지 저희도 모른다”며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계속 봐야 하고, 앞으로도 잘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끝내고 긴축 사이클에 돌입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2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점도표를 보면 3.25% 2개, 3.00% 10개, 2.75% 7개, 2.50% 2개 등이다. 지난 2월에는 2.75% 1개, 2.50% 16개, 2.25% 4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사라지고 인상 전망이 늘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긴축 성격이 강한 ‘매파적 동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 총재는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 등을 기반으로 앞으로 갈 길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모두가 동의했다”면서도 “다만 중동 전쟁 전개, 국제유가 흐름, 근원물가 확인, 반도체 경기 지속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좀 더 지켜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 많게는 연내 2차례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명실 iM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정책 함수가 보다 매파적인 방향으로 재정렬되고 있다”며 “7월 금리인상 가능성 역시 매우 높아졌다”고 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보다 0.5%포인트 상향한 2.7%로 전망했다.
한편 신 총재는 원화 약세와 관련해 “환율 쏠림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한때 장중 1518원까지 치솟는 등 1500원 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신 총재는 “구두 개입 외에도 한은이 가지고 있는 수단이 있다”며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는 만큼 환율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완화 환율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동 정세 불안을 꼽았다. 그는 “환율 약세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중동 정세”라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의 통화가 공통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역시 원화 약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언급했다. 다만 그는 “중동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면 원화가 상당히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신 총재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확대가 물가 압력을 키울 가능성에 대해 “임금이 구매력 증가를 통해 수요를 늘리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임금 상승이 소비 확대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사 간 합의가 중요하지만 한국은 양극화 문제가 큰 만큼 이를 더 심화시키지 않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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