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블 ‘큐리어스’, 장하오→한유진의 2막이 '궁금해' [MV 리플레이 ㊴]
||2026.05.28
||2026.05.28
빛과 어둠의 레이어로 미지의 경계 시각화…불안함을 돌파할 앤더블의 행보 비춰
쇼츠, 릴스 등 짧은 길이의 영상물들만 소비되는 현재 가수가 곡 안에 담아낸 상징과 그들의 세계관, 서사를 곱씹어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가 담아낸 '작은 영화'인 뮤직비디오를 충분히 음미해보려 합니다. 뮤직비디오 속 이야기의 연출, 상징과 메시지를 논하는 이 코너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그룹 앤더블(AND2BLE)이 지난 26일 데뷔 앨범 '시퀀스 01: 큐리어시티'(Sequence 01: Curiosity)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큐리어스'(Curious)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새로운 시작의 순간, 위험한 호기심이 불러올 변화를 두려움 없이 마주하겠다는 자신감과 포부를 담아냈다.

줄거리
영상은 집을 나서는 한유진의 모습으로 포문을 연다. 미니어처 집 모형에는 기이하게도 까마귀의 날개가 돋아 있다. 공간이 전환되면 장하오가 가죽 장갑을 낀 채 창 너머의 누군가를 응시하다, 장갑을 벗고 세면대에서 물을 뜨는 순간 수면에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는 기묘한 현상을 목격한다. 유승언 역시 어두운 방안의 커튼을 걷어내고 밖으로 나서며 앤더블 멤버들과 합류한다.
영상 내내 '창문'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멤버들의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코러스 구간에서는 멤버들이 세 명과 두 명으로 나뉘어 서로를 마주 본 채 완급 조절의 군무를 펼친다. 하늘에 매달린 한유진의 곁에는 까마귀가 함께 서 있고, 이내 까마귀 떼가 가득한 어두운 검은 사막 공간에서 앤더블의 강렬한 춤이 이어진다. 마침내 어둠 속에서 거대한 빛이 내리쬐자 화이트 의상을 입은 멤버들이 드러나고, 이들이 그 빛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영상은 끝을 맺는다.
해석
뮤직비디오의 핵심 메타포는 '시선의 확장'과 '경계의 파괴'다. 팀명인 앤더블이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다채로운 내면의 중첩을 의미하듯, 세면대 물속에 비친 장하오의 또 다른 자아는 호기심을 통해 스스로 몰랐던 내면의 다층적 레이어를 발견하는 순간을 시각화한다.
영상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까마귀 날개가 달린 집과 어두운 방은 제도적인 틀이나 안전지대를 뜻한다. 유승언이 커튼을 걷고 밖으로 나가서 세상을 마주하는 행위는 '원점 너머 Set us free'라는 가사처럼 익숙함을 비틀고 낯선 세계로 진입하려는 충동이다. 하늘에 매달린 한유진과 까마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자 동시에 날아오르고 싶은 본능적 욕망을 상징한다.
특히 흑과 백, 어둠과 빛의 대비를 활용한 두 가지 버전의 군무 씬은 압권이다. 까만 사막에서의 춤이 위험한 호기심에 이끌리는 서막이라면, 마지막 강렬한 빛을 받으며 화이트 착장으로 추는 군무는 대중의 호기심 어린 시선(빛)에 의해 비로소 정체성이 선명하게 깨어남을 의미한다.

총평
자극적인 소스 대신 퓨처 하우스 특유의 두터운 신스 베이스를 영리하게 배치해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자아내는 곡을 시각화한 뮤직비디오다.
창문, 물, 날개 등 초현실적인 오브제를 밀도 있게 배치한 리전드 필름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서바이벌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2막의 서사를 '호기심'이라는 인간 근원의 감정으로 풀어낸 기획은, 앤더블이라는 브랜드를 케이팝(K-POP) 시장에 그룹을 각인시키는 강렬한 신호탄이다.
한줄평
앤더블이 증명할 무한한 2막의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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