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대부 폴 그레이엄 "AI가 쓴 이메일 안 읽는다"
||2026.05.27
||2026.05.27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실리콘밸리 대부이자 Y콤비네이터 공동창업자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홍보 이메일을 작성하는 관행을 공개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그레이엄은 이런 방식이 효율이 아니라 의도적인 기만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엑스(구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AI가 작성한 이메일은 문체에서 바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업자들이 원래 쓰지 않던 저널리즘식 문체가 대형언어모델(LLM) 확산 이후 이메일에 나타났다며, 문제는 제목이나 제안 내용이 아니라 문장 자체라고 봤다. 지나치게 다듬어진 문체는 창업자가 직접 쓰는 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판의 초점은 글의 품질이 아니라 작성 주체였다. 사람이 서명했지만 실제 문장을 AI가 작성했다면, 이는 편의가 아닌 상대를 오도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레이엄은 "사람 이름이 붙었지만 AI가 쓴 이메일을 끝까지 읽은 적이 없다"며 "속는 느낌이 드는데 누가 그걸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AI 대필이 창업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AI가 대신 쓴 글은 독자적으로 소통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신호이자, 읽는 이를 착각하게 만들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에 글쓰기를 맡기는 일이 자원 활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며 "이 정도는 십대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레이엄은 AI 활용 전반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과거 AI가 Y콤비네이터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린다고 말한 점과 관련한 지적이 나오자, 그는 AI를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올바르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AI 생성 콘텐츠가 업무용 이메일과 메시지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는 흐름과 맞물려 주목된다. 자동 생성 문구가 넘쳐날수록 투자자와 수신자는 표현보다 실질을 더 따지게 되고, 누가 직접 썼는지가 신뢰의 기준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자가 스스로 작성한 문장은 오히려 차별 요소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를 초안 작성이나 문장 정리에 활용하는 것과, 작성 주체를 숨긴 채 완성된 메시지처럼 보내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보편화될수록 문장의 완성도보다 메시지의 진정성과 구체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AI 사용 여부보다 어디까지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볼 수 있느냐에 있다. 그레이엄은 AI를 업무 도구로 쓰는 것과,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해 관계 형성의 첫 접점을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다. 투자자나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창업자에게는 기술 활용 능력만큼이나 직접 설명하고 책임지는 능력도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I have never knowingly finished reading an email signed by a human but written by AI. It feels like being lied to, and who would stand for that?
— Paul Graham (@paulg) May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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