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 비싸게 팔려다 돈 떼인 차주… 대법 “車 못 돌려받는다”
||2026.05.27
||2026.05.27
제네시스 G80 차량을 중고로 팔면서 850만원을 더 받으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부탁을 받고 탁송기사로 위장한 차주가 차값도 떼이고 차량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김모씨가 중고차 매매 업체를 운영하는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 인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A씨가 김씨에게 차량을 인도하라고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2023년 11월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던 2021년식 G80 차량을 4700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렸다.
이 글을 본 이름을 모르는 B씨는 A씨를 사칭하며 차량을 A씨의 사업장으로 가져오라고 했다. 같은 날 B씨는 A씨에게 접촉해 G80 자동차를 3850만원에 팔기로 했다.
A씨는 김씨로부터 차량을 인도받은 뒤, B씨가 알려준 김씨의 계좌로 3850만원을 보냈다. B씨는 김씨에게 “세금 때문에 그러니 3850만원이 입금되면 송금해달라. 그러면 4700만원을 보내주겠다”고 말해둔 상태였다. 김씨는 3850만원이 입금되자 B씨가 알려준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송금했다.
그런데 B씨는 김씨에게 4700만원을 보내지 않고 사라졌다. 김씨는 A씨를 찾아가 “차량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가 김씨에게 차량 매매 대금 3850만원을 받으면 차량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는 자동차를 4700만원에 매도할 의사였지만 A씨는 3850만원에 매수할 의사였고, 각각 B씨와 협의했다”면서 “매매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씨가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은 “A씨는 김씨에게 자동차를 인도하라”며 김씨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김씨는 B씨에게 속은 피해자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금전 이익을 얻지 않은 김씨에게 반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공평·정의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 3850만원을 주고 산 G80 차량을 잃게 된 A씨가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차량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차량이 거래되는 과정에서 김씨가 B씨의 요청에 따라 탁송기사인 것처럼 꾸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B씨는 ‘원하는 4700만원을 받으려면 탁송기사인 것처럼 행동해달라’고 했고, 김씨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A씨의 사업장으로 차량을 운전해 간 뒤 인근에서 대기했다.
대법원은 “A씨는 매수인으로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확인 조치를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씨에 대해서는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으려 탁송기사인 것처럼 꾸며 A씨가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것처럼 믿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시킨다는 원심 판단은 공평·정의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김씨가 B씨에게 속아 3850만원을 제3자 계좌로 송금한 것에 대해서는 “자동차와 매매대금 중 어느 것도 받지 못할 위험이 있는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 행위”라며 “매매대금이 김씨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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