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필재 LG전자 팀장 “AI 성패는 결국 현업 적용” [인터뷰]
||2026.05.27
||2026.05.27
“인공지능(AI) 기술이 많이 발전하더라도 기술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실제 업무에 활용돼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문필재 LG전자 한국영업본부 AX담당 AX플랫폼팀 팀장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울 서밋 2026’ 행사에서 진행된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트원’ 플랫폼의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기업들의 AX 여정에서 유의할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영업, 마케팅을 수행하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는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AI 기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전트원(AgentOne)’ 플랫폼은 이러한 내부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에이전트원은 2023년까지 운영되던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 플랫폼에 AI 챗봇을 연결한 ‘챗인사이트’, AI 어시스턴트를 연결해 대시보드를 읽고 요약하는 ‘대시보드 AI’, AI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멀티에이전트형 ‘딥 애널리스트’ 단계를 거쳐, 이제는 에이전트를 통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현실적으로 사람의 ‘수고 줄이기’에 집중한 에이전트원
현재 에이전트원에는 20개 가까운 기능이 구현돼 있다. 이 중 흥미로운 사례로는 ‘에이전트원 R/P’가 꼽혔다. 이는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판매 매니저의 교육 평가를 지원하는 기능으로, 교육 평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분석, 평가 기준에 따라 채점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강사가 직접 하던 평가 과정을 상당 부분 자동화해 강사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담당자가 결과를 검토해야 하며 AI의 인식과 판단 근거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업무 지원 ‘에이전트원’에 추가할 기능을 선택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데이터’였다. 문 팀장은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보유한 데이터는 많지만 현장에서는 바쁘거나 활용 방법을 잘 몰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부터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현업에서의 요청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우리도 현업에 새로운 AI 기반 기능을 제안하며 기능을 추가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AI가 단독으로 작업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문필재 팀장은 “실질적으로 AI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결국은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단계별로 사람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도 실제 정확한 데이터를 참조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코드나 쿼리, 수식 등을 직접 반영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문필재 팀장은 “고객에게 발송하는 마케팅 메시지도 AI가 작성한 것을 최종적으로는 사람이 검토한다. 고객에 직접 전달되는 만큼 위험도도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분석에서도 정확도 측면에서 AI에 계산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고 본다"며 "계산은 코딩이나 쿼리를 통해 뽑은 명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단계별로 근거를 확인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의 빠른 처리 속도가 오히려 사람의 검토 부담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문필재 팀장은 “기존에 사람이 직접 하던 업무를 AI가 수행하더라도 결과 평가에 대한 근거를 남기고 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한다”며 “AI가 업무를 끝까지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50~70% 정도만 도와줘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AI 활용, 사람의 수고 줄이고 역량을 확장
내부 업무 도입에 AI를 도입한 성과를 정량적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문 팀장은 “성과는 분명 있지만 정량적으로는 표현이 어렵다”며 “사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상대적인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전트원 R/P나 매장별 대시보드에 AI를 접목한 부분에서는 매월 사용자 수가 3000명 쯤 된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원 도입 효과로는 내부 업무 처리 시간 단축을 꼽았다. 문 팀장은 “데이터 분석의 경우 기존에는 몇 시간에서 며칠씩 걸리거나 전문 팀에 요청해야 했던 작업을 수십 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사람이 수행하기 어려웠던 업무도 AI를 통해 가능해졌다”며 “예를 들어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 작업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요한데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웠던 일을 AI를 통해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역량과 함께 현업 부서, AWS와의 협업도 활용하고 있다. ‘에이전트원 R/P’는 영상 분석을 위해 아마존 베드록에 탑재된 트웰브랩스의 영상 처리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내부 경험이 없는 도메인 지식은 AWS와 함께 고민하며 구현하고 있다. 에이전트원에 적용된 도면 처리 기능의 경우도 AWS와 함께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에이전트원’은 이전 단계인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 단계에서부터 AWS를 사용하던 것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문 팀장은 “에이전트원은 이전부터 AWS 기반으로 운영해 온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라며 “AX 여정에서도 AWS와 함께 고민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역량이 자연스럽게 내재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에이전트 하나를 만들기도 벅찼지만 이제는 플랫폼화돼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외부의 플랫폼 기반의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비용’도 고려 요소다. 문 팀장은 “활용이 늘면 비용도 증가한다. 이런 부분은 생산성이나 활용도를 근거로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고, 자체적인 최적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AWS도 이런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처럼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직접 인프라를 갖추고 유지보수할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서비스형 AI 활용 비용이 그리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AX 여정에서 중요한 점으로는 실제 ‘쓰임새’를 꼽았다. 문 팀장은 “AI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다”며 “앞으로도 기술이 실제 업무에 활용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AI에 모든 것을 맡겨 두기는 어렵다. 중간중간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가치로는 사람의 역량 ‘확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필재 팀장은 “AI는 사람을 대체할 게 아니라 사람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복 업무를 줄여 확보한 시간으로 더 고차원적이고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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