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격과 기술력을 앞세워 ‘자동차 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1차 협력 업체들과 함께 최대 20% 원가 절감에 돌입했다. 26일자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협력사에 부품의 원가 절감 방안을 이달 말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정 축소와 기술 개발로 비용 절감에 성공한 협력 업체에는 공급 물량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주고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납품 물량을 줄인다고 한다. 현대차의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제조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협력 업체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미래차 생태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1차 협력사 대상 부품 구매는 연간 50조~80조 원에 달한다. 혁신이 성공한다면 매년 10조~16조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합계가 약 21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효과다. 이 같은 혁신 노력은 자동차 업종을 넘어 전 산업으로 확산돼야 한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려 구조조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 석유화학과 철강은 물론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 등 우리의 주력 산업 모두가 혁신의 고삐를 바짝 좨야 할 때다.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우리 수출의 38%를 차지한 ‘반도체 편식’ 경제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이런 현실을 방치한 채 반도체 초호황 국면이 끝난다면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본의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미리 대응한 결과 2026회계연도에 20% 넘는 경상이익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선제적 혁신이 생존을 보장하는 관건임을 명확히 보여 준다. 우리 기업들도 ‘잠깐 방심하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한계·부실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규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입체적 지원 로드맵을 서둘러 가동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의 제조 혁신이 우리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발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