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 기업들 해외에 묶어 둔 달러, 1년 만에 3배로 늘어
||2026.05.26
||2026.05.26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이상 수준에 계속 머물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묶어 두고 있는 달러 규모도 작년 1분기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심화하면 환율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우리 기업들이 10% 이상 지분을 가진 해외 자회사가 국내 배당이나 현지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쌓아 둔 달러를 ‘재투자 수익 수입’으로 분류한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올 1~3월 ‘재투자 수익 수입’은 42억달러(약 6조30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13억5000만달러, 약 2조원)보다 3배 넘게로 늘어났다.
앞서 한은은 2023년부터 ‘재투자 수익 수입’을 월별로 집계하기 시작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23년(-36억달러)과 2024년(-15억달러)에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들이 현지에서 벌어들인 것보다 많은 달러를 국내로 배당하거나 해외에서 투자했다는 뜻이다.
이후 ‘재투자 수익 수입’이 증가했는데 이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시기와 일치한다. 2023년과 2024년 1분기에는 환율이 1200~1300원대에서 움직였고 이 기간에는 ‘재투자 수익 수입’이 마이너스였다. 반면 작년 1분기에 140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3월 중순부터 1500원을 넘어섰다. 그러면서 ‘재투자 수익 수입’도 플러스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 시장 관계자는 “중동 전쟁 등 불확실한 경제 환경이 계속되자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를 그대로 들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에 팔아 원화로 바꾸면 원·달러 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해외에 묶어 둔 달러 규모가 커지면 환율이 올라가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에 묶어 둔 달러를 국내로 유입시키기 위해서 세제 혜택을 줬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023년 해외에서 세금이 매겨진 배당금의 95%를 국내에서 비과세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전까지는 해외 자회사 배당이 국외·국내에서 모두 과세됐다. 나아가 올해부터는 이 비율을 100%로 바꿨다. 앞서 95% 비과세로 효과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100% 비과세로 한 단계 높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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