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토론은 없고, 공약은 모른다…스타벅스 보고 뽑아야 하나
||2026.05.25
||2026.05.25
6·3 지방선거가 이른바 ‘스타벅스 선거’로 전락했다. 투표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주요 정당 후보의 공약이나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유권자가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 주요 정당 후보들이 서로의 공약을 검증하고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뽐내야 할 토론회는 거의 열리지 않았다. 유일하게 유권자들의 뇌리에 남는 건 스타벅스를 가느냐 마느냐 뿐이다.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마케팅을 진행해 논란을 자초한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비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표가 물러나고 기업도 공식 사과했다. 시민 사회에서 불매 운동을 외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나서서 스타벅스 때리기에 골몰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야권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타벅스 불매 운동은 이번 지방선거 태풍의 핵이 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스타벅스 불매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스타벅스 불매 운동 동참을 선언했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는 “민주당의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 스타벅스냐”라고도 했다.
민주당 선거운동원이 스타벅스에 들어간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고, 반대로 국민의힘 정치인이나 지지자들은 스타벅스 구매 인증에 여념이 없다. 모든 이슈를 스타벅스가 빨아들였다.
이슈를 만들고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차원이라면 성공이다. 대신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알아야 할 공약과 정책은 사라졌다.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과 오세훈 후보의 신통기획 2.0이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서울 시민이 몇 명이나 될까.
선거는 열흘도 남지 않았고, 유권자가 알아야 할 공약과 정책,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도 많은데 정치권은 그저 스타벅스를 가느냐 마느냐로 싸울 뿐이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양자 토론회는 여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28일 밤 늦게 한다는데 몇 명이나 볼지 의문이다. 그마저도 스타벅스를 가느냐 마느냐로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정치권의 ‘편 가르기’는 여야가 없고, 그들의 본성과도 같기에 대부분은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하지만 서울시민으로서 서울의 재건축과 재개발, 주택 정책을 이끌 시장을 스타벅스 가느냐 마느냐로 뽑으라는 건 참을 수가 없다. 스타벅스 불매 운동은 시민 사회에 맡기고, 정치권은 이제 유권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 데 집중하면 어떨까.
[이종현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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