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스펙’ 아닌 ‘일상 업무 스킬’로… 실전 영어 시장 커진다
||2026.05.25
||2026.05.25
어학 점수보다 외국인 고객에게 바로 답할 수 있는 ‘실전 영어’ 수요가 커지면서 영어 학습 기준도 변화하는 분위기다. 과거 시험·문법·독해 중심으로 이뤄졌던 영어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서비스 현장과 일상 커뮤니케이션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회화·응대 역량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항·카페·관광지·고객센터 등 외국인 응대가 잦은 현장을 중심으로 “바로 반응할 수 있는 영어”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영어가 특정 직군의 전문 역량이 아닌 일상형 업무 스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실제 현장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한 공항 직원은 “10년 동안 외국인만 보면 피해 다니는 촉만 늘었는데 이제는 단어라도 조합해 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 직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고객이 올 때마다 긴장했는데 ‘How would you like to pay?(어떻게 결제하시겠습니까?)’ 같은 실전 표현을 반복적으로 익히며 부담이 줄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높은 영어 점수와 실제 회화 능력 간 괴리를 체감했다는 사례도 이어진다. 토익 990점을 보유한 한 직장인은 “시험 점수는 높았지만 외국인 전화 한 통도 긴장됐는데 이제는 차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해외 고객 응대 업무를 맡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회화 학습 서비스를 활용해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 배경에는 급증하는 인바운드 관광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야놀자리서치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방한 외래객은 212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방한객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단체 관광보다 개별 관광객(FIT) 비중이 80%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외국인 응대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호텔·면세점·공항 등 일부 관광 인프라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성수·명동·전통시장·지방 상권·프랜차이즈 카페 등 일상 공간 전반에서 외국인 응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관광·서비스 영어 특성상 제한된 표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완벽한 문법보다 즉각 반응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메뉴 설명, 길 안내, 결제 응대, 환불 문의 등 자주 반복되는 상황 대응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 영어학습 서비스들도 실전형 기능 강화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스픽이지랩스의 ‘스픽’은 AI 롤플레이와 발화 중심 학습을 강화하고 있으며, 베트남 AI 영어교육 기업 ELSA Corp의 ‘엘사 스피크’는 발음 교정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케이크가 운영하는 영어 학습 앱 ‘케이크’ 역시 영상 기반 표현 학습과 회화 훈련 기능으로 이용자를 확대 중이다.
업계에서는 방한 외국인 증가와 개별 관광 확대 영향으로 한국 사회 전반에서 ‘실전 영어’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처럼 시험 점수와 문법 정확성 중심이 아니라, 외국인 고객 응대나 해외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바로 반응하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실전 소통 능력이 새로운 영어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하고 문제를 잘 푸는지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외국인 고객 응대나 해외 커뮤니케이션처럼 실제 상황에서 바로 반응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AI 영어학습 서비스들도 문법 설명보다 발화량 확대, 롤플레이, 상황 기반 회화 같은 실전형 기능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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