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집값 3중고… 한은 기준금리 인상 깜박이 켜나
||2026.05.25
||2026.05.25
물가와 환율, 집값까지 ‘3중 압박’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첫 회의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기준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경우 이르면 7월부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5일 금융·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신현송 신임 총재와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이 참석하는 첫 금통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연 2.50%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매파적 동결’ 신호가 나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 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고,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2.75% 이상을 제시하는 위원이 다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총재 역시 후보자 시절부터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리스크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2차 물가 파급으로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유상대 부총재가 “인하 사이클 종료와 인상 사이클 전환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사실상 방향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은이 인상 카드를 고민하기 시작한 가장 큰 배경은 물가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초만 해도 2.0%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를 기록하며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생산자물가 역시 급등세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2.5% 상승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직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문제는 이런 비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완전히 반영되면 물가는 3%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제 유가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공급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다시 1500원선을 넘어섰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22일 원화 환율은 전날 대비 11.1원 오른 1517.2원으로 마감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중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장중 연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올라갔다.
여전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집값 역시 한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자산시장 과열 우려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첫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7월과 10월 전망이 엇갈린다. 7월 인상론은 고유가와 환율 불안, 부동산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한은이 조기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10월 전망은 신임 총재 체제 첫 회의에서 곧바로 긴축 방향을 확정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점, 내년 성장률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한 시각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고 원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도 고유가 및 외국인 국내 주식 매도세 지속 등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 초반 선까지 상승했다”고 했다.
이어 “금통위가 소수 의견을 제시하면서 3분기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경로를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다”면서 “장용성 금통위원 1인이 인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나, 만약 2인 이상 인상 의견이 제시될 경우 8월보다는 7월에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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