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매출 올린 테슬라코리아, 기부금은 ‘0원’
||2026.05.24
||2026.05.24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은 판매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전기 승용차 5대 중 1대 이상이 테슬라일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지만 한국 사회 환원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테슬라는 수입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월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국내 법인인 테슬라코리아의 기부금 집행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테슬라가 판매 확대에는 적극적이지만 기존 수입차 브랜드들과 달리 현지화 전략이나 사회공헌 활동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는 총 18만7871대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 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86만1382대였다. 테슬라의 누적 점유율은 21.8%다. 국내 전기 승용차 5대 중 1대 이상이 테슬라인 셈이다.
테슬라의 성장세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가 이끌었다. 모델 Y의 누적 등록 대수는 12만4558대로 전체 테슬라 등록 대수의 66.3%를 차지했다. 모델 3는 5만5852대로 29.7%였다. 두 차종이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했다.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지만 사회공헌 활동은 제한적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025년 국내 시장에서 매출 3조30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5억원, 401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4.9%, 영업이익은 91.1%, 당기순이익은 85.6%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부금 집행액은 0원이었다.
이는 판매 규모에 맞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과 대비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테슬라가 국내 시장 확대에는 적극적이지만 지역사회 연계 활동이나 사회적 책임 이행 측면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소비자를 기반으로 매출을 키우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사회 환원 활동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25년 39억5835만원을 기부금으로 집행했다.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와 별도로 벤츠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자연보호 활동과 ‘기브앤 레이스’,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BMW 코리아는 2025년 기부금으로 16억7068만원을 지출했다. 전년보다 기부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BMW 코리아는 2011년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출범한 뒤 아동 교육 기부와 안전교육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도 2025년 기부금으로 19억9224만원을 지출했다. 포르쉐코리아는 18억33만원,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억5000만원, 폴스타코리아는 4311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수입차 업계 전체 기부금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일부 브랜드는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입차 브랜드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장학사업과 환경·안전 캠페인 등을 통해 국내 사회와 접점을 확대해왔다”며 “테슬라는 판매 규모와 시장 영향력에 비해 사회공헌 활동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제기된다. 새 기준은 전기차 보조금 사업에 참여하려는 제작·수입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기여도, 사후관리 지속성, 안전관리, 환경정책 대응, 기술개발 역량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공급망 기여도다. 전체 100점 가운데 40점이 배정됐다. 국내 전기차 가치사슬과의 연계성, 생산·공급 역량, 고용 및 부품산업 전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사후관리 지속성은 20점, 안전관리와 환경정책 대응은 각각 15점, 기술개발 역량은 10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여도를 반영하겠다며 추진되는 보조금 기준 개편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생산 투자나 고용, 사회 환원 규모가 제한적인 업체가 판매량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일한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경우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판매량뿐 아니라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와 소비자 보호 체계, 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투자와 고용, 사회 환원 규모가 작은 업체까지 같은 수준의 혜택을 받는다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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