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합작설’ 선 그은 폭스바겐…블루메 CEO "공장 매각·공유 계획 없다"
||2026.05.24
||2026.05.24

[더구루=김예지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최근 불거진 유럽 내 과잉 생산 공장을 중국 완성차 업체에게 매각하거나 협력설에 대해 공식 부인에 나섰다. 글로벌 구조조정 여파로 고조된 현지 노동조합과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열린 전체 사내 직원 총회에 참석해 "현재 유럽 및 독일 공장의 과잉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와 관련해 중국 제조업체들과 진행 중인 어떠한 계획이나 논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총회는 폭스바겐의 △실적 악화 △수요 둔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일 내 공장 폐쇄 및 축소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개최됐다. 특히 블루메 CEO가 지난달 방산 기업과의 계약이나 중국 업체와의 공장 공유 거래를 해결책 중 하나로 언급한 이후, 시장에서는 최근 글로벌 완성차 그룹들이 중국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은 것과 유사한 형태의 파트너십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된 바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전기차 투자 부담과 중국 시장 부진, 미·유럽 무역 갈등이 겹치며 지난해 순이익이 약 44% 감소한 69억 유로에 그치는 등 '디젤게이트'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다. 이에 블루메 CEO는 아우디와 포르쉐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독일 내에서만 최대 5만 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 연간 약 150억 유로(약 26조원)의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루메 CEO는 "이러한 고강도 긴축 경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압박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응할 체질 개선과 재무 건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유럽 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의 판매량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며, 기존의 독일 중심 수출 모델에서 중국 등 주요 핵심 시장의 현지화 모델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정치권과 노조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독일 니더작센주와 작센주 등 지방 정부 관계자들은 지역 산업 위축을 막기 위해 중국 자본과의 파트너십에 개방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일각에서는 BYD나 체리자동차 등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경쟁사들에게 오히려 시장 안착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직장협의회(Works Council) 역시 사측의 명확한 제품 전략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니엘라 카발로(Daniela Cavallo) 직장협의회 의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폭스바겐이 마치 구조조정이 필요한 피인수 대상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영진은 공장 폐쇄나 제3자 매각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폭스바겐 본연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공장 폐쇄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독일 북부 오스나브뤼크(Osnabrueck) 공장을 현지 방산 파트너사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볼프스부르크 △엠덴 △츠비카우 등 주요 공장에서는 지난해 이미 평균 20% 이상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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