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만으론 美 못 이긴다…전 텐센트 AI 수장, 새 승부처로 ‘AI 영상’ 지목
||2026.05.22
||2026.05.22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업계 내부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공개 벤치마크 점수에서는 미국과의 격차가 좁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기술 혁신 측면에서는 여전히 추격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국 AI 기업들은 텍스트 기반 LLM 대신 영상 생성 AI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 생성형 AI 기반모델 조직 '훈위안'을 이끌었던 류웨이는 중국 AI 산업의 가장 큰 문제로 '패러다임 혁신의 부재'를 지목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핵심 기술에서는 딥시크나 미국 기업들의 방식을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류웨이는 특히 공개 성능지표와 실제 기술력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모델들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미국 기업들과 비슷한 수치를 내고 있지만, 실제 활용성과 혁신 속도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고 봤다.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 방향을 계속 제시하는 동안 중국 선두 업체들은 이를 빠르게 따라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를 최소 3개월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올해 안에는 격차가 6개월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픈AI의 차세대 모델 GPT-5.6 출시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한번 기술 전선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웨이는 "중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 수준에서 미국 기업을 복제하고 있다"며 "패러다임 혁신 능력을 잃으면 결국 다른 기업이 시장을 뒤집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추격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방향을 직접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류웨이는 LLM 경쟁 대신 AI 영상 생성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스타트업 '비디오 리버스'(Video Reverse)를 설립하고,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뒤 홍콩에 핵심 연구개발 인력을 배치했다.
이 회사는 최근 기업과 준전문가 사용자를 겨냥한 AI 영상 엔진 '바흐'(Bach)를 공개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8000만달러 규모이며,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류웨이는 영상 생성 분야가 현재 중국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콰이쇼우의 '클링' 등 중국 AI 영상 모델들은 글로벌 상위권 평가를 받고 있다. 서드파티 분석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기준 상위 AI 영상 모델 상당수가 중국 기업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흐 역시 출시 직후 글로벌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영상 생성 분야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연산 자원 문제도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중국 기업들은 최첨단 AI 칩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반면 영상 생성 모델은 최상위 LL보다 필요한 매개변수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류웨이는 이 점이 중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최근 LLM 경쟁에 집중하면서 영상 생성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늦췄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영상 생성 앱 '소라'(Sora)를 접은 사례도 이런 흐름의 일부로 언급됐다.
비디오 리버스는 앞으로 영상 생성 모델을 넘어 현실 세계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 개발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회사는 차세대 AI 영상 모델 '바흐 2.0'과 시뮬레이션용 모델 '올림푸스'를 개발 중이다.
이번 사례는 중국 AI 업계가 단순히 미국을 추격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영상 생성 AI가 중국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기술 전장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글로벌 AI 경쟁 구도도 텍스트 기반 거대언어모델 중심에서 멀티모달·영상 생성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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