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탈 고객 막아라… 예금금리 줄줄이 올려
||2026.05.22
||2026.05.22
코스피가 거침없는 기세로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증시로 빠지자 은행권이 수신 지키키에 나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에 예금금리를 낮춰왔던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확대될 경우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은행권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대표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또 한 번 인상했다.
12개월 만기 기준 금리는 지난 4월 15일 연 3.0%에서 이달 1일 3.10%로 오른 데 이어 다시 3.15%로 조정됐다. 24개월 만기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3.10%에서 3.20%, 다시 3.30%로 상향됐다. 불과 한 달여 사이 만기 구간에 따라 최대 0.20%포인트 금리가 오른 셈이다.
다른 인터넷은행 역시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2.80%에서 3.0%로 인상했고, 카카오뱅크 역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에서 3.20%로 올렸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3사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은 모두 연 3%대 금리 수준에 진입하게 됐다.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조정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대표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 구간별로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금리는 연 2.65%에서 2.75%로 올렸고,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 구간도 일부 상향 조정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들어 일부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대응에 나섰다. 다만 현재까지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연 3%를 넘는 상품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이 다시 수신 방어에 나선 배경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동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투자 대기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은행권 내부에서는 예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요구불예금이나 입출금통장 같은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확보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수신이 큰 폭으로 줄면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금리 상승 흐름 역시 예금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할 경우 고객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분간 증시 자금 이동과 시장금리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상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늘 것으로 보인다. 조달비용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원가에 해당하는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자연스럽게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히 대출 경쟁보다 고객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경우 예금금리 인상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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