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 발표 직전 취소한 강호동 회장… 술렁이는 농협중앙회
||2026.05.20
||2026.05.20
농협이 ‘CEO 리스크’로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협 개혁안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를 준비했다가 내부 검토를 이유로 돌연 취소하면서 조직 내부에서도 혼선과 동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2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이후 강호동 회장의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할 계획이었다가 취소했다.
농협중앙회 측은 “관련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 수렴 및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배포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강 회장의 입장문에 관심이 쏠리면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수용 ▲내부 감사 독립성 강화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는 내용이 유출되기도 했다.
내부 감사 독립성 강화 내용은 정부와 여당 등이 추진하는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에 반대하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농협 개혁’ 방향과 배치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일부 임직원 비리 때문에 농협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정부 기조와 충돌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내놓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부터 강 회장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이어지면서 중앙회뿐 아니라 범농협 전반의 조직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은 강호동 회장이 2023년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지난 4월 강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18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수사는 농협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전직 농협 부회장과 전 노조위원장 등을 압수수색하며 금품 전달 과정과 조직적 개입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농협중앙회가 임직원의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비 3억2000만원을 공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중앙회 준법지원부를 압수수색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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