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간병받다 살해당한 80대 여성… 남편·아들 징역형 확정
||2026.05.20
||2026.05.20
10여 년간 병간호를 한 80대 여성을 살해한 남편과 아들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와 B씨는 작년 3월 4일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여성 C씨를 살해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범행 후 서울 송파구에서 한강으로 투신했으나 시민 신고로 구조됐다.
C씨는 뇌출혈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졌고, 이들은 10여 년 전부터 병간호를 해왔다. C씨의 건강이 더 악화되고 거동이 불편해졌고, 다른 자녀들의 경제 상황도 어려워지면서 이들은 부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A씨와 B씨가 살해 후 자살을 시도하러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 나눈 대화는 블랙박스에 녹음돼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다. A씨는 “엄마(C씨)가 더 앓으면 더 힘들어. 요양원에 가서 기저귀도 안 갈아주고 그러는데, 제대로 안 해주는데 어떡하냐”고 말했고, B씨는 “이야, 사랑하는 엄마를 우리가 그렇게 했어. 어떻게 하면 좋아. 나는 진짜 죄인이야”라고 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살해를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10년 이상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를 정성껏 보살폈는데 큰 희생과 노력이 수반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해자의 상태는 점차 악화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다른 가족의 경제적 지원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반면 피해자가 요양원에 가는 것은 싫다고 했다”며 “이로 인한 좌절감이 피고인들의 범행 결의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고 했다.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A씨와 B씨는 재판 과정에서 C씨가 2024년 12월부터 섬망 증세가 사라져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었고, 반복적으로 “요양원에 들어가느니 나를 죽여달라”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일시적·충동적인 기분에 따른 언행으로 볼 수 있을 뿐, 진지한 살해 촉탁이나 승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C씨의 인지능력은 ‘이름을 물어보면 한참을 머뭇거리다 대답하는 정도였다’는 딸의 진술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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