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멕시코 공급망 전면 재편…벤츠·테슬라 겨냥 ‘듀얼 소싱’ 가동
||2026.05.20
||2026.05.20

[더구루=김예지 기자] LG이노텍이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겨냥해 멕시코 현지 공급망을 전격 재편한다.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한 대규모 신공장의 가동률을 안정궤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북미 시장을 겨냥한 고율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 부품·자재 조달 비율을 대폭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멕시코 법인은 케레타로(Querétaro)주에 위치한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기술 역량과 운영 신뢰성을 갖춘 멕시코 현지 공급업체 발굴에 본격 착수했다. 지금까지 한국계 협력사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조달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까다로운 적기 공급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공급망 다변화는 LG이노텍이 약 26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본격 양산에 돌입한 '콜론(Colón) 신공장'의 가동 궤도 안정화와 맞물려 있다. 특히 모빌리티솔루션(전장) 사업부의 외형 성장이 가파르다. 지난해 사상 첫 연간 매출 2조원 돌파를 확실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공식 수주 잔고가 19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역대급 규모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대규모 물량을 적기에 뒷받침할 글로벌 공급망 고도화가 필수적인 시점이었다.
현지 멕시코 산업 전문 매체 소모스 인두스트리아(Somos Industria)에 따르면 아드리아나 포사다 에르난데스(Adriana Posada Hernández) LG이노텍 멕시코 법인 구매 담당자는 "우리 회사는 한국 기업이고 주요 공급업체 역시 한국계가 많지만, 대안이 될 수 있는 타 기업들을 통한 백업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현재 멕시코 현지에 위치한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이 이처럼 현지화에 속도를 내는 진짜 배경에는 미국과 멕시코를 둘러싼 무역 관세 장벽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정부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공급망 다각화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앞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역시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세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국내, 멕시코, 베트남 등 여러 생산 거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고객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은 당시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출신의 통상 전문가인 김정회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등 국제 관세 전쟁에 전사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번 멕시코 현지 조달망 강화는 그 실행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국산 원자재나 한국계 부품사 조달에만 의존할 경우 관세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현지 다중 생산 거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현지 조달망을 다져 비용 상승 압박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및 조명 시스템 등 고도로 통제된 클린룸 환경에서 생산되는 전장 부품의 특성을 고려해, LG이노텍은 현재 정전기 방지(ESD) 관련 부품 및 자재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산업 안전 용품 및 포장재 분야까지 현지 조달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다만 밸류체인 진입 장벽은 높다. LG이노텍 측은 현지 공급업체가 실제 납품 역량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국제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9001:2015'와 자동차 품질경영시스템인 'IATF 16949' 인증을 필수로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근거리 아웃소싱 트렌드 속에서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LG이노텍의 서플라이 체인 현지화 행보는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의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조원이 넘는 압도적인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 내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핵심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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