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의존도 낮춰라...‘실적 한파’ 디지털자산 거래소 체질개선 박차
||2026.05.20
||2026.05.20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이 거래대금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금융권과 협력을 확대하고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가 하면 웹3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찾고 있다.
20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대금은 278억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대금은 1월 750억달러, 2월 853억달러에서 3월 583억달러, 4월 530억달러로 하향세다.
거래 위축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46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6%, 77.8% 감소했다.
빗썸도 같은 기간 매출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각각 57.6%, 95.8% 줄었다. 지난해 기준 두나무와 빗썸 매출에서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8.26%, 97.69%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을 단순한 시장 둔화보다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거래소 매출 대부분이 매매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만큼 거래량이 줄면 수익성이 바로 흔들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이 식으면 실적 변동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거래소들은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협력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을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 4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취득 예정일은 6월15일이다.
두나무는 웹3 인프라와 실물자산 기반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규제를 준수하며 사업과 서비스 다각화를 준비 중"이라며 "보안이나 서비스 내 인공지능(AI) 강화도 시도하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를 통해 실물 자산의 디지털 토큰화(RWA)를 실험하고 있다"며 "바이버는 단순 커머스 사업이 아니라 실물 자산 유동화 전략을 위한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두나무가 공개한 웹3 인프라 브랜드 '기와(GIWA)'도 사업 다각화 축으로 꼽힌다. 두나무는 2025년 9월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기와를 공개했으며 현재 테스트넷 단계다.
기와는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체인'과 통합 지갑 서비스 '기와월렛'으로 구성된다. 기와체인은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으로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지향한다.
두나무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기업과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 4월 USDC 발행사 서클과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과 교육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빗썸도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빗썸은 베트남 SSI증권 자회사 SSID와 현지 디지털자산 거래소 사업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베트남 현지 거래소 사업과 관련 금융 서비스 개발·운영 협력이 골자다. 양사는 기술 아키텍처, 지갑·수탁 시스템, 보안·위험관리, 규제 지원, 기관 비즈니스 등 거래소 설립과 운영 전반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향후 베트남 당국의 규제 승인을 전제로 SSID 지정 법인에 대한 빗썸의 전략적 지분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여기에 두나무와 같이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인프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USDC 발행사 서클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빗썸 플랫폼 내 멀티체인 기능을 포함한 기술 통합,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지원 방안 등을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공동 이니셔티브도 추진할 계획이다.
빗썸 관계자는 "사업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검토하며 기존 거래 수수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수익모델 확대를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미뤄지면서 거래소들의 사업 확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발행·유통, 공시, 상장 등을 담은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안건에서 빠지며 상반기 처리 가능성이 낮아졌고 본격 논의는 9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디지털자산 과세도 2027년 1월1일 이후 양도·대여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추가 유예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소들은 투자자 이탈과 거래대금 감소 가능성을 함께 대비해야 한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도 부담이다. 개정 특금법은 오는 8월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진입규제 강화와 자금세탁방지 의무 확대, 고객확인 기준 명확화는 물론 트래블룰 확대와 해외 사업자·개인지갑 거래 규제 강화까지 논의되면서 업계의 규제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금융·기술·해외 사업을 결합한 구조로 전환하는 중"이라며 "과세와 특금법 등 제도 변수는 부담이지만 동시에 거래소들이 단순 매매 플랫폼을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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