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경쟁력 잃고 규제 부담까지…비트코인 디포, ATM 사업 중단
||2026.05.19
||2026.05.19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북미 최대 비트코인 ATM 운영사 비트코인 디포(Bitcoin Depot)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암호화폐 ATM 네트워크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1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비트코인 디포는 미국 텍사스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으며, 법원 감독 아래 자산 매각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디포는 한때 미국 47개 주에서 ATM을 운영했으며, 31개주 소매 매장에서는 'BDCheckout' 서비스도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매출총이익은 85% 감소한 450만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사업 구조 변화가 있다. 비트코인 디포는 식료품점, 주유소, 약국 등에 설치한 ATM을 통해 개인 고객에게 거래당 8~20% 수수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코인베이스와 캐시앱 등 규제를 받는 앱이 확산되면서 거래 비용은 1% 아래로 낮아졌다. 반면 9000대가 넘는 실물 ATM 유지비는 계속 부담으로 남았다.
여기에 주별 규제가 사업을 더 압박했다. 알렉스 홈스 비트코인 디포 최고경영자(CEO)는 파산 신청서에서 각 주의 거래 한도와 엄격한 준법 요건이 운영 부담을 키웠다고 밝혔다. 일부 주는 사업자에게 까다로운 인허가 요건을 부과했고, 일일·월간 거래 한도를 설정했으며, 일부 지역은 암호화폐 ATM 운영 자체를 금지시켰다.
사기 연루 의혹도 부담을 키웠다. 안드레아 캠벨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지난 2월 비트코인 디포 ATM이 주내 거주자를 겨냥한 암호화폐 사기를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제소했다. 조사 결과 매사추세츠 내 ATM 매출의 절반 이상이 사기 관련 거래와 연결된 것으로 파악됐고, 해당 기기를 통한 소비자 피해액은 1000만달러를 넘겼다. 코네티컷주 은행국도 2026년 4월 비트코인 디포에 일시적 영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주내 면허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비트코인 디포의 파산은 암호화폐 ATM 업계 전반의 사업성에도 의문을 던진다. 지난해 암호화폐 ATM 사기 피해는 3억8900만달러로 집계됐고, 이는 2024년보다 58% 늘어난 규모다. 사기 피해 급증은 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로 이어졌고, 비트코인 디포도 그 흐름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시장 환경도 이미 크게 바뀌었다. 비트코인 디포가 2023년 상장할 당시에는 개인 투자자의 암호화폐 접근 경로가 지금보다 제한적이었다. 현재는 앱, 플랫폼, 상장지수펀드(ETF), 결제 서비스 등 더 저렴하고 빠른 대안이 늘면서 이용자가 굳이 암호화폐 ATM을 찾을 이유가 줄었다.
회사는 캐나다 법인도 미국 절차에 포함시켰으며, 캐나다에서는 별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해외 자회사들도 각국 법규에 맞춰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축소한다. 비트코인 디포의 퇴장이 개별 기업의 실패로 그칠지, 아니면 암호화폐 ATM 산업 전반의 축소 신호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수수료 경쟁력 약화와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사업 모델이 같은 형태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