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값 떨어지는데 보험료 급등…전기차 확산 ‘복병’ 떠올랐다
||2026.05.19
||2026.05.19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유럽에서 자동차 보험료와 정비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전기차(EV) 전환의 핵심 장점으로 꼽혀온 비용 절감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보험료 상승과 충전 인프라 부족, 전력망 부담이 새로운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 가계의 자동차 유지 비용은 급격히 증가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2021년 이후 약 37% 상승했고, 차량 전장화와 배터리 부품 가격 상승으로 수리·정비 비용도 20~30%가량 늘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자동차 관련 지출이 가계 소비의 7~8%를 차지했으며, 저소득층은 최대 11%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기차가 기대만큼 가계 부담을 줄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NP파리바의 아시아태평양 산업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칸은 일부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보험료와 유지보수 비용 증가로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 전환 이후 체감 절약 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충전 인프라 부족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유럽의 충전소 수는 2020년 이후 매년 약 20%씩 증가해 2026년 초 기준 약 110만기에 도달했지만, 유럽연합(EU)이 제시한 2030년 목표치 350만기에는 크게 못 미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평균 27% 수준의 증가세가 필요하지만, 현재 추세라면 약 80만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초고속 직류 충전기는 전체의 약 16% 수준에 그쳤고, 충전 인프라도 네덜란드·프랑스·독일·벨기에 등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다. 농촌과 외곽 지역은 여전히 충전 접근성이 낮아 전기차 확산의 한계로 꼽힌다.
전력망 부담도 새로운 변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 내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4년 70TWh에서 2030년 115TWh로 약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제한된 전력망을 두고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가 상승은 전기차 수요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 상승으로 프랑스·독일·네덜란드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유로를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 자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5750억달러로 평가됐으며, 2036년에는 2조30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배경은 배터리 가격 하락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2010년 kWh당 1474달러에서 2024년 108달러까지 떨어졌고, 업계에서는 향후 60달러 이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양방향 충전 시장도 커지고 있다. 양방향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2025년 14억달러에서 2032년 62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차량이 전력을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도록 해 전력 사용을 조절하고 운전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식이다.
결국 전기차 시장의 확대 여부는 배터리 가격 하락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보험료와 정비비 부담을 줄이고, 충전소 확충 속도를 끌어올리며, 전력망 안에서 전기차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분산형 전력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느냐가 향후 확산 속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