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처럼 말해 줘"…전 애인 흉내 내는 AI 챗봇 논란
||2026.05.18
||2026.05.18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이별한 상대를 인공지능(AI) 챗봇으로 복제해 대화하는 이용 사례가 등장하면서 개인정보와 동의, 정서적 의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일부 AI 이용자들은 과거 채팅기록과 사진,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AI 도구에 입력해 과거 연인의 말투와 대화 방식을 흉내 내는 이른바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에 따르면 이는 업무용으로 설계된 오픈소스 AI 도구 'Colleague.skill'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의 업무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존해 업무를 대신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를 사적인 관계로 확대시켰고, 과거 연인을 모사한 챗봇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쟁점은 분명하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과거 대화와 사진을 학습 데이터처럼 쓰는 것이 가능한지, 또 이러한 기능이 부작용을 가져오지는 않는지다.
실제 이용 경험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소개된 한 이용자는 수천 건의 채팅기록을 업로드한 뒤 AI로 재현된 과거 연인과 또 한 번의 이별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이 관계를 더 이성적으로 돌아보게 했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줬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감정 정리에 도움이 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치료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프리덤 카운슬링의 심리치료사 에이미 서튼은 이별을 애도 과정의 한 형태로 봤다. 그는 "이별의 아픔은 일종의 사별"이라며 "관계를 잃으면 죽음을 겪을 때처럼 애도하게 되지만, 이별은 상대가 살아 있는데도 연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튼은 사람들이 이런 챗봇에 끌리는 이유가 이별 후 감정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봤다. 부정 단계에서는 상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하고, 분노 단계에서는 하지 못했던 말을 쏟아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타협 단계에서 AI와 관계가 회복되면 현실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 수 있고, 우울 단계에서는 연결감과 위안을 주는 수단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여기서 더 큰 위험이 시작된다고 봤다. 서튼은 "AI는 애도 과정에서 필요한 일부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실제 인간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며 "이용자를 계속 붙잡아 두도록 설계된 AI는 사람들을 슬픔에 머물게 해 더욱 악화될 수 있고, 이는 기분과 건강, 자아감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생성형 AI가 개인의 감정 정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동시에,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과 정서적 의존이라는 문제를 함께 드러낸다. 과거 연인의 말투와 기억을 재현한 챗봇이 일시적 위안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 관계의 단절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늦추거나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 AI 복제 기술이 사적 관계 영역까지 파고들면서, 데이터 사용 동의와 심리적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도 더 커질 전망이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