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는 ‘보상 요구’·DX는 ‘내부 결속’… 삼성전자 내부 온도차
||2026.05.14
||2026.05.14
삼성전자의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 간 분위기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 속 실적 회복세를 탄 DS부문에서는 성과 보상 요구와 노조 결집력이 커지는 반면, 실적 부진에 직면한 DX부문은 조직 쇄신과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회사 측과의 입장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노조는 파업 전까지 사측과 추가 대화 거부를 선언하면서 노사 간 갈등 봉합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노사 간 갈등을 넘어 노조 내부에서도 사업부별 온도차는 여전하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의 상당수는 DS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전체 조합원 중 DS 인력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DX부문에서는 최근 조합원 탈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사업 환경 차이가 ‘노노 갈등’까지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올해 지급한 2025년분 OPI(초과이익성과급) 기준 DS부문 지급률은 연봉의 47% 수준이었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 역시 50%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는 12%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DX 안에서도 사업별 체감 차이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내부 게시판에서도 사업부별 분위기 차이가 드러난다. DS부문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에서는 “HBM으로 회사가 다시 살아났는데 구성원 보상은 기대에 못 미친다”, “실적 압박은 커졌는데 보상 체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성과급 수준을 비교하는 목소리도 대부분이었다.
반면 DX부문 관련 게시글에서는 “있는 것들이 더 한 게 맞네. 우리는 지금 생존이 우선이다”, “TV·가전 사업은 조직 안정과 체질 개선 얘기가 더 많이 나온다” 등의 반응이 주목됐다. 더욱이 최근 조직 개편과 사업부장 교체가 이뤄지면서 “당분간 내부 결속과 분위기 추스르기에 집중할 것 같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 심화로 DS 핵심 인력 가치가 높아지면서 과거보다 직원들의 보상 요구 수준과 협상력도 함께 커진 것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실적 기대감을 앞세운 성과급 경쟁이 장기화되면서 사업부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원 삼성’ 분위기가 강했던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와 조직 문화 차이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입은 DS는 보상 요구와 노조 결집력이 커지고, DX는 수익성 방어와 조직 안정에 집중하는 등 서로 다른 과제를 떠안았다”라고 설명했다.
DX부문 내부적으로는 “성과 경쟁보다 생존 전략 논의가 더 많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VD사업부 수장으로 선임된 이원진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조직 혁신과 내부 결속을 강조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연봉 대기업 노조의 쟁의 행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노사가 대응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입장차가 워낙 커서 단순한 중간값 절충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다”라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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