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위험해진다"…美 5개 노동단체, 클래리티법 반대 서한 제출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미국 주요 노동조합 5곳이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에 반대 의견을 공식 전달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포스트가 인용한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노동총동맹산별회의(AFL-CIO)를 비롯한 5개 단체는 상원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14일 상원 은행위원회 심의를 앞둔 해당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요구했다.
서한에 참여한 단체는 AFL-CIO,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SEIU), 미국교사연맹(AFT), 전국교육협회(NEA), 미국주·카운티·시 공무원연맹(AFSCME)이다. 이들 단체는 클래리티 법안이 공적연금을 포함한 노동자의 퇴직연금 제도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법안이 충분한 규제 장치 없이 암호화폐를 실물경제에 편입시키려 한다고 보고 있다. AFL-CIO는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방식이 금융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으며, 발행사와 플랫폼에는 유리하지만 노동자에게는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법안이 위험 부담의 귀착 지점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공동 서한은 "이 법안은 암호화폐 업계가 과도한 위험을 떠안도록 만들고, 그 베팅이 실패할 경우 대가를 치르는 쪽은 업계의 억만장자가 아니라 노동자와 은퇴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연금과 저축계좌를 뒷받침하는 자금이 시장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12일 309쪽 분량의 클래리티 법안 수정 초안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오는 14일 이 초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은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구분,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제한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수정 초안의 최대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이자와 수익 제공을 둘러싼 조항이다. 초안은 은행 예금과 '경제적·기능적으로 동등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이자나 수익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거래와 사용 실적에 연동된 이용 보상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이 조항은 이미 한 차례 심의 지연의 원인이 됐다. 지난 1월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수익 금지 규정에 반발하며 지지를 철회했고, 이후 심의는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이후 톰 틸리스 상원의원과 앤절라 알소브룩스 상원의원이 중재에 나서면서 5월 1일 절충안이 마련됐다.
기업들은 수정안을 두고 엇갈린 이해관계를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은 거래·사용 연동 보상을 허용한 이번 구조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일부 조정에도 법안의 큰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시장 확대를 허용할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14일 상원 은행위원회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방향과 투자자 보호 범위를 둘러싼 공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동계가 퇴직연금과 저축계좌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수정 초안이 얼마나 방어 논리를 갖췄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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