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사업 본격화..."이기종 로봇 통합 운영"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로봇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카카오 T 택시 플랫폼 운영으로 다져온 배차·관제 기술을 로봇 현장으로 이식해 제조사 종속 없는 통합 운영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기자 세미나를 열고 자체 개발한 'KM 오토노머스 에이전트 플랫폼(KM Autonomous Agent Platform)'의 기술 구조와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강은규 미래사업플랫폼 리더는 이 자리에서 "로봇 하드웨어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제조사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업계의 핵심 과제도 더 정교한 로봇을 만드는 것에서 현장에 투입된 다수의 로봇을 표준화된 체계로 운영하고 제어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사업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현장에서 확인한 정량적 성과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4년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와 협력해 국내 주요 호텔에서 로봇 배송 상용 모델을 운영해 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 도입 이후 일 평균 로봇 가동률이 도입 초기 대비 약 8배 상승했고, 플랫폼 기반의 QR 주문 시스템을 결합한 이후 룸서비스 판매 매출은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적용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판교 알파돔 오피스 건물에서 음료 배송 서비스를 가장 먼저 본격화했고, 이후 다수의 호텔과 순천향대학교 병원 등으로 도입처를 확대했다. 순천향대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한 시간에 두 번씩 지하 약국에서 환자 약품을 박스 단위로 가져와 분배하던 반복 업무를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호텔의 경우 24시간 무료 룸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인건비 절감 효과도 함께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로봇이 똑똑해지는 것과 서비스가 돌아가는 것은 별개라는 점이다. 오두용 로봇 개발 리더는 "로봇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 얼마나 정확하게 물건을 짚느냐만으로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며 "실제 현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사람이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있고, 여러 대의 로봇들이 동시에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수령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배송 도중 로봇이 멈췄을 때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등은 로봇 자체의 지능이 아닌 서비스 실행 체계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기종 로봇 통합 운영이 핵심"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영역에서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 역할을 자처한다. 플랫폼은 네 가지 핵심 기술 요소로 구성된다. 서비스 요청을 로봇이 실행할 수 있는 단위로 추상화한 '태스크(Task)', 이기종 로봇을 통합 표준 API로 연결하는 '커맨드 인터페이스(Command Interface)', 주행 중 고장이나 통신 장애 발생 시 다른 로봇에 임무를 재배정하는 '리얼로케이션(Reallocation)', 건물 인프라 및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을 담당하는 '인테그레이션 백본(Integration Backbone)'이다.
플랫폼의 작동 원리는 카카오 T 택시의 AI 배차 로직과 닮아 있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주변 가용 차량 중 예상도착시간과 호출 정보를 고려해 최적의 차량이 배차되듯, 로봇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현재 가용한 로봇 풀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 배터리 잔량, 진행 중인 작업 잔여량, 해당 태스크 처리 자격 등을 따져 최적의 로봇이 선택된다. 오 리더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한 배차 기술의 DNA가 로봇 플랫폼에도 들어가 있다"며 "이 구조는 다른 종류의 자율주행 에이전트가 들어와도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제조사가 직접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조적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강 리더는 "테슬라 로봇, 알리바바 로봇, 로보티즈 배송 로봇이 같은 병원에 들어가 있다고 가정하면, 어느 한 제조사가 통합 플랫폼을 선언하고 다른 제조사들이 거기에 종속되는 구조가 나와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로봇을 제조하지 않는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에 연동하는 것이 오히려 심플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업 확장의 과제도 명확하다. 구체적 수익 모델과 글로벌 진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대해 "계속 모색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도 호텔·병원 등 실내 서비스보다 생산라인 등 B2B 영역이 더 크다는 지적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하는 청소 로봇, 배송 로봇, 로봇 팔, 지게차, 트럭이 통합적으로 들어가는 영역에서 플랫폼이 필수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로드맵은 세 갈래다. 청소·안내·대형 물류 로봇까지 에이전트 종류를 다양화하고, 건물 인프라를 넘어 기업 ERP 시스템과 물류 장비로 연동을 확대하며, 예외 처리 자동화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강 리더는 "플랫폼의 가치는 결국 연결에서 창출된다"며 "연결되는 에이전트와 시스템이 늘어날수록 플랫폼은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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