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소외’ 코스닥...'승강제 도입' 돌파구 될까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 속 8000선에 근접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우량주 중심 장세가 지속되며 두 시장 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코스닥 시장 개편과 승강제 도입 기대가 반등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국내 증시는 급등 피로감과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7999.67까지 오르며 8000선에 근접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8.05포인트(2.32%) 내린 1179.2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조정은 단기 급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와 금융주, 조선·방산 등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일부 테마를 제외하면 상승세가 고르게 확산되지 못했다.
지수 하락률만 놓고 보면 이날 양 시장 모두 약세였지만 올해 들어 누적된 수익률 격차는 코스닥의 상대적 소외를 보여준다.
지난 4월 코스피가 30.61% 급등하는 동안 코스닥은 13.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를 코스닥으로 나눈 상대강도 비율은 5.53배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대형주 중심 랠리가 이어지면서 코스닥과의 체감 격차가 커진 셈이다.
코스닥 부진의 배경에는 실적과 수급의 차이가 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빠르게 개선됐다.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 2차전지, 로봇 등 일부 업종에 투자심리가 집중됐고 지수 전반의 실적 개선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최근 1년 기준 60%포인트 이상 언더퍼폼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격차가 오히려 코스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봤다.
반등 기대의 핵심은 정책이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 등 3개 리그로 나누는 세그먼트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규모, 실적, 지배구조 등에 따라 상위 리그로 승격하거나 하위 리그로 강등되는 방식이다. 부실기업은 관리군으로 별도 분리해 시장 신뢰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시장에서는 이 제도를 '코스닥 1부리그 승강제'로 보고 있다. 1부 시장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리그에는 재무 건전성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 기업을 배치하고 이를 기초로 대표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현재 세그먼트 도입을 위한 분석 및 검토를 진행 중이며 도입 시기, 세그먼트 기업 수 등 세부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으로 나눠 기업 특성에 맞는 시장 구조를 만들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에는 시가총액, 재무, 지배구조 등을 기준으로 80~170개 안팎의 대형 성숙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승강제 도입의 목적은 단순한 지수 부양보다 투자 가능한 코스닥 우량주 풀을 명확히 만드는 데 있다. 현재 코스닥에는 초기 성장기업과 성숙기업, 부실 위험 기업이 한 시장 안에 섞여 있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와 연기금이 코스닥 전체를 장기 투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프리미엄 리그가 도입되면 기관과 패시브 자금이 코스닥 우량기업에 접근하기 쉬워질 수 있다.
스탠더드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프리미엄 리그에 포함되지 않은 중견·중소형 상장사가 소외되지 않도록 별도 지수와 ETF 등 연계 상품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1부 리그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코스닥 전반으로 수급을 넓히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코스닥 액티브 ETF도 중소형주 수급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BDC가 코스닥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종목 투자를 인정받을 수 있고 코스닥 액티브 ETF는 코스닥150이 아닌 전체 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망 스몰캡 발굴과 수급 유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책 기대만으로 코스닥의 추세적 반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스닥150은 바이오, 반도체, 2차전지, 로봇 등 일부 업종 비중이 높다. 코스닥150은 바이오·반도체·2차전지·로봇에 편중돼 있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바이오 업종이었다. 특정 업종의 실적이나 투자심리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코스닥 반등은 승강제와 정책 상품이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렸다. 코스피 급등 이후 대형주 쏠림 부담이 커진 만큼 코스닥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코스닥이 단순히 '덜 오른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주도 시장으로 부상하려면 실적 개선, 기관 수급, 중소형주 발굴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그먼트 도입과 프리미엄 대표지수 ETF 도입 등은 코스닥으로의 수급 유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