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말’로 일하기 확산...'AI 딕테이션' 테크판 격전지로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AI 시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에 이런 저런 변화들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손으로 치는 타이핑이 아니라 입으로 하는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옆에 있는 사람 입장에선 거슬릴 수도 있지만 AI 확산 속에 테크 스타트업들 중심으로 손이 아니라 말로 일하는 이들이 느는 모양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신용카드 스타트업 램프에선 엔지니어들이 게이밍 헤드셋을 쓰고 책상에 앉아 일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게임하면서 일해도 되는 거냐고? AI 어시스턴트에 목소리를 크내 내기 위해 게임할 때 쓰는 헤드셋을 쓰고 일한다고 한다.
HR 플랫폼 스타트업 구스토 공동 창업자 에드워드 킴은 "미래 사무실은 세일즈 플로어(판매 현장) 같을 것"이라며 직원들이,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딕테이션 기술(dictation technology)을 실험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스스로 키보드를 잘 친다고 생각하는 그는 “요즘은 거의 계속 컴퓨터에 말을 걸며 일한다. 정말 어쩔 수 없을 때가 아니면 키보드를 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혼자 중얼 거리듯 말하며 일하는 게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장면은 아니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좀 민망할 수도 있다. 집에선 그마나 좀 나을 수 있다. 킴 CEO는 "집에서는 마치 토니 스타크가 자비스와 대화하는 기분이 든다. 사무실에선 조금 어색할 뿐”이라고 말했다.
사무실에선 옆사람을 고려해 에티켓이 더욱 중요해진다. 사용자들은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려 하고, 주변에서 음성 입력을 하는 사람들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을 착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서로에게 주는 거슬림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WSJ은 한 벤처투자자 얘기도 전했는데 그는 요즘 AI 스타트업들을 방문하면 AI와 말로 커뮤케이션하는 이들 때문에 마치 고급 콜센터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딕테이션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기본 작업을 수행하기에도 충분치 않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위스퍼(Wispr) 같은 앱들은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편집하고 문법과 말투도 개선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딕테이션 기술 확산 속에 파워유저들 사이에선 이를 제대로 쓰기 위해 이런 저런 장비를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 발가락으로 위스퍼를 실행하기 위해 게임할때 쓰던 프로그래밍 가능한 풋페달까지 사거나 스포츠 중계자나 목사가 사용하는 것처럼 구부릴 수 있고 목 부분이 긴 60달러짜리 구즈넥(gooseneck) 마이크를 책상에 놓고 쓰는 이들도 있다.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스스로를 보이스에 푹 빠졌다는 것을 뜻하는 보이스필드(voicepilled)라 부른다고 WSJ은 전했다.
말로 일하는 이들이 늘면서 AI 딕테이션 앱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고조되고 있다. 위스퍼 외에 아쿠아 보이스, 윌로우 톡태스틱, 타입리스, 슈퍼위스퍼 등이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구글의 행보도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키보드 앱 지보드(Gboard)에 AI 음성 딕테이션 기능 '램블러(Rambler)'를 추가했다.
램블러는 "음", "어" 같은 단어들을 자동으로 제거하고 "수요일 오후 3시에… 아, 2시에 만나요" 같은 문장 중간 수정도 맥락에 맞게 처리할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 제미나이 기반 다국어 모델을 활용해 문장 중간에 영어에서 힌디어로 바꾸는 것처럼 언어를 전환해도 맥락을 잃지 않고 따라가는 코드 스위칭도 지원한다.
램블러 출시로 구글은 위스퍼, 타이프리스(Typeless) 등 AI 딕테이션 앱들과 도 직접 경쟁하게 됐다. 지금까지 대부분 딕테이션 앱들은 데스크톱과 iOS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램블러는 거대한 사용자 기반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보드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 사용자 대다수가 기본 키보드로 사용하고 있어 수억명에게 사전 설치 상태로 제공된다. 램블러를 포함한 새로운 기능들은 올 여름 삼성 갤럭시와 구글 픽셀에 먼저 출시된 뒤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들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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