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출범 앞두고… 증권사, 플랫폼 선점 경쟁
||2026.05.13
||2026.05.13
내년 토큰증권 시장 출범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DB증권·미래에셋증권은 플랫폼 구축, 실물자산 발굴, 글로벌 표준 논의 참여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토큰증권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코스콤과 토큰증권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협력 분야는 블록체인 플랫폼과 기술, 기초자산 보유사 발굴,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자본시장 정보기술 인프라를 담당해온 코스콤과 협력해 분산원장 기술과 증권사 시스템의 실제 연동을 검증할 계획이다.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증권사 시스템과 토큰증권 인프라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플랫폼전략본부를 신설하고 핀테크와 디지털자산 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해왔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주도하는 KDX 컨소시엄에도 주주사로 참여해 국내 첫 토큰증권 장외거래 플랫폼 출범에 협력하고 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는 “토큰증권을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닌 금융업의 본질적 재편으로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체계를 갖춰 왔다”며 “이번 협약을 출발점으로 삼아 코스콤과 함께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토큰증권 사업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DB증권은 블록체인 특화사업을 통해 실물자산 기반 토큰증권 사업화에 나선다. 전날 DB증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하고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수행하는 ‘2026년 블록체인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 자유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DB증권이 추진하는 사업은 부산 소재 물류센터 등에 설치될 에너지 절감 설비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여기서 발생하는 탄소감축 수익권을 토큰증권 기반 디지털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기존에는 기관 자본 중심으로 움직이던 탄소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유동화할 수 있는지 실증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DB증권은 부산 소재 해양금융 IT 기업 마리나체인과 협력한다. 마리나체인은 탄소배출권 모니터링, 자산 평가 기술, 블록체인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이다. DB증권은 탄소감축 실적 데이터를 분산원장에 연동하고, 자본시장법 체계에 맞는 토큰증권 공모 구조 설계 등 금융 구조화 전반을 맡는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표준 논의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은 8일 미국 최대 증권예탁결제기관인 DTCC가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 참여한다. 국내 금융사 계열 법인 가운데 유일한 참여다.
DTCC는 미국 자본시장의 청산, 결제, 예탁 인프라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번 워킹그룹에는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블랙록, 시티그룹, UBS, 뉴욕증권거래소 등 글로벌 금융기관과 디지털자산 시장 주요 참여자들이 포함됐다.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은 미국 국채와 주식 등 실물자산 기반 토큰화 증권의 운영 구조, 투자자 보호 체계, 결제·수탁 인프라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레이딩, 클리어링, 사후거래 전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시장 적용이 가능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토큰증권 시장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행보는 단순한 신사업 경쟁을 넘어 차세대 자본시장 인프라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올투자증권은 코스콤과의 협업으로 플랫폼 기반을 다지고, DB증권은 탄소감축 수익권이라는 지역 특화 자산을 앞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제도권 금융 인프라의 토큰화 논의에 참여하며 글로벌 표준 형성 과정에 발을 들였다.
관건은 사업화다. 토큰증권은 기술적으로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쪼개 발행할 수 있으나 투자자 보호와 유동성, 기초자산 평가, 발행·유통 시스템 안정성이 검증돼야 한다. 증권사들이 코스콤, 거래소 컨소시엄, 지역 블록체인 기업, 글로벌 예탁결제기관과 손잡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토큰증권이 증권사의 디지털 전환 성과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금융상품을 온라인으로 파는 수준을 넘어, 거래되지 않던 자산을 증권화하고 이를 제도권 플랫폼에서 유통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내년 시장 출범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토큰증권 경쟁은 플랫폼, 자산 발굴, 글로벌 인프라 참여를 축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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