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유죄 확정됐는데 2심서 파기하고 새로 선고… 대법 “판결 잘못”
||2026.05.12
||2026.05.12
1심 판결 후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부분에 대해 2심에서 파기하고 새롭게 형을 선고한 것은 잘못된 판결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9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7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죄)로 징역 1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5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작년 3월 5일 제주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면서 전자장치 부착 기간 중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 것 등의 준수사항을 부과받았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통상 성인 남성이 소주 2잔 반이나 캔맥주 2캔을 마신 뒤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도달하는 수치이다. 판단과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역할이 억제되는 정도로, 이 정도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되면 면허 정지 처분을 받는다.
A씨는 출소 5개월 만인 작년 8월 17일 오전 제주시에서 지인과 소주 1병 반을 나눠 마셨다. 제주보호관찰소 직원이 오전 10시 35분쯤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15%로 측정됐다. 직원은 귀가하라고 안내했으나, A씨는 같은 날 낮 12시 50분쯤 시장 인근에서 막걸리 등을 추가로 마셨다. 제주보호관찰소 직원이 오후 1시 18분에 다시 음주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243%로 측정됐다.
검찰은 A씨가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음주한 것을 각각 기소했다. 1심은 오전 음주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고, 오후 음주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오전에 술을 마신 뒤 다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오후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미만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하지 않았고, 검사만 무죄 부분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런데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의 오전·오후 음주 두 건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오후 음주로 오전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졌으므로 0.03% 이상의 음주를 추가로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1심에서 무죄로 선고한 부분을 파기해야 하는데, 유죄가 선고된 오전 음주와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면서 1심 판결 전부를 파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은 확정됐다”면서 “2심은 1심 판결 무죄 부분만 심리·판단했어야 하지만 확정된 부분까지 심리해 다시 형을 선고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법은 A씨의 오후 음주 부분에 대해서만 다시 심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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