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남아돈다”… 日 농가, 이번엔 공급 과잉 비상
||2026.05.12
||2026.05.12
일본에서 지난해 ‘쌀값 폭등’을 겪은 뒤 올해는 반대로 공급 과잉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지 농가에서는 햅쌀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각) 아사히TV는 현재 일본 전역에서는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소비 둔화로 쌀 재고는 쌓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민간 쌀 재고량은 약 277만톤으로 최근 10년 사이 최대 수준까지 늘었다. 지난해 ‘레이와(令和) 쌀 소동’이라 불릴 정도의 쌀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과 정반대다.
레이와 쌀 소동이란, 2024년~2025년까지 일본에서 벌어진 쌀값 급등 현상을 의미한다. 1918년 기근에 의한 폭동까지 이어졌던 ‘쌀 소동’에 빗댄 표현이다. 지난 2년 동안 일본에서는 폭염 등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불안과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로 쌀 품귀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도매업체들은 농가에 높은 값을 제시하며 앞다퉈 매입 경쟁을 벌였다.
현지에서는 지난해 쌀값 폭등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업체들이 고가에 사들인 쌀이 소비 둔화로 팔리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현의 한 쌀 도매업체 대표는 “60㎏ 기준 3만8000엔(35만6519원) 수준이던 쌀 가격이 현재는 2만엔(18만7642원) 안팎까지 떨어졌다”며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재고를 처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올해 1분기에만 약 1억5000만엔(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도매업체뿐 아니라 농가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비료·농약·포장재·농기계·인건비 등 생산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올해 햅쌀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대표 쌀 산지인 니가타현 조에쓰시의 농민 호사카 가즈야씨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햅쌀을 사겠다는 문의가 쇄도했지만, 올해는 관련 연락이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농업 단체에서도 식용 쌀이 남아돈다며 사료용이나 양조용 쌀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정부 정책 혼선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생산량을 통제하는 이른바 ‘감산 정책’을 유지해 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여름 쌀 부족 사태 이후 한때 증산 기조를 내세웠지만, 이후 다시 ‘수요에 맞춘 생산 조절’ 방침으로 선회한 상태다.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정부 메시지가 계속 바뀌면서 생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시바 정권은 지난해 8월 쌀 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방향으로 농업 정책을 대전환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수산상은 “시장에서 부족감이 있으면 증산하고, 공급 과잉이면 생산을 억제하는 것이 수요에 맞춘 생산”이라며 생산을 조절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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