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업은행장 “중기 특화 AI 네이티브 뱅크 전환”
||2026.05.12
||2026.05.12
장민영 IBK기업은행 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네이티브 뱅크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국책은행으로서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에 앞장서면서 AI 기반 금융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장민영 행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IBK’를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생산적 금융 ▲AI 전환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 등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AI 전략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현업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느냐”라며 “AI가 ‘있느냐 없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쓰이고 업무에 녹아드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AI 네이티브 뱅크’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 금융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업무 매뉴얼이나 규정, 내부 지침 등을 보다 쉽게 검색·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업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필요한 규정이나 사례를 찾을 때 기존처럼 여러 시스템을 직접 검색하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필요한 내용을 즉시 추천·정리해주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여신 심사나 기업 분석 과정에서도 축적된 중소기업 데이터를 AI가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AI 활용을 조직 문화 차원에서 확산시키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AI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사내 콘테스트와 AI 활용 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며, 상반기 중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강화 의지도 강조했다. 기업은행이 추진 중인 ‘IBK형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의 핵심 축은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지역 균형 발전이다. 장 행장은 “현재까지는 목표한 방향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은행이 독보적인 중기대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기술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의 목적과 작동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변화를 통한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업은행의 역할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 전환과 지역 성장 지원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은 60년 넘게 중소기업 금융을 해온 만큼 생산적 금융 분야는 계속 잘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는 포용 금융과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은행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며 지역 산업과 지방 기업 지원 확대 의지도 밝혔다.
포용 금융과 관련해서는 기존 금융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그는 “포용 금융의 개념을 단순한 저금리 대출 지원보다 훨씬 넓게 보고 있다”며 “단순하게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하는 것만이 포용 금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 소비자의 상환 이력과 상황 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행장은 “예를 들어 A등급과 B등급 차주가 있는데, 저신용자라도 3년 동안 성실하게 이자를 갚았다면 더 높은 금리를 계속 부담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은 이제 공급자 입장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성실 상환 이력이 있는 차주에게는 금리 혜택을 주는 방식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취약계층 지원 역시 단발성 자금 공급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는 “처음 자금을 지원하는 단계부터 이후 재기 과정까지 단계별로 도와주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단순 지원이 아니라 금융 소비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연체 이후 일정 기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최대 60% 수준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며 “소액 대출 범위 확대 등도 추가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 글로벌 금융허브 중심의 해외 진출 확대, 데이터 수익화 사업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장 행장은 “변화는 선언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며 수익성과 생산성 중심의 체질 개선, 시니어 전략 강화, 그룹사 시너지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문화를 넘어 자율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업은행은 코스닥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IBK 코스닥 붐업 데이’ 행사도 개최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IBK 코스닥 활성화 TF’를 구성해 코스닥 상장기업 및 정책 분석 보고서 발간, 우량 기업 IR 지원, IPO 가능성 보유 기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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