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에 밀린 PC 부품 시장…메인보드 판매 ‘역대급 침체’ 온다
||2026.05.12
||2026.05.12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공급이 기업용 시장에 집중되면서 올해 PC 메인보드 시장이 큰 폭의 역성장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와 CPU, 스토리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이 인용한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올해 판매 목표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업계 전망 기준 상위 4개 업체의 올해 메인보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에 공급이 집중되면서 소비자용 PC 부품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메모리·스토리지·CPU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신규 PC 구매나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기존 기기를 더 오래 사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체별 전망도 부진하다. 에이수스(ASUS)는 지난해 약 1500만장의 메인보드를 판매했지만, 올해 상반기 출하량은 약 500만장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1000만장 판매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3% 감소하게 된다.
기가바이트(Gigabyte)와 MSI 역시 각각 지난해 1150만장, 1100만장을 판매했지만 올해 내부 판매 목표를 900만장과 840만장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감소 폭은 각각 약 22%, 24% 수준이다.
애즈락(ASRock)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애즈락의 출하량은 지난해 430만장에서 올해 270만장 수준까지 줄어 약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진이 단순한 계절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약화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현재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PC 업그레이드 수요 둔화 배경에는 부품 가격과 교체 주기 변화가 함께 작용했다. 메모리와 CPU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 GPU 교체 주기 둔화도 소비자들의 업그레이드 유인을 약화시켰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의 신규 PC 조립보다 기존 기기 사용 기간을 늘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비자용 부품 시장 침체가 기업 전체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제조사들이 AI 서버용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수스의 서버 사업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에도 서버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용 PC 부품 시장 둔화를 AI 인프라 수요가 일부 상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PC 시장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와 고성능 반도체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경우 스마트폰과 기타 전자기기 가격 및 출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올해 PC 부품 시장은 AI 서버 중심으로 재편되는 반도체 공급 구조, 상승한 부품 가격, 길어진 교체 주기가 동시에 맞물리며 위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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