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승인 없는 주식거래 ‘원천 무효’ 선언…비상장 AI 시장 발칵
||2026.05.12
||2026.05.12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이사회 승인 없이 이뤄진 자사 주식의 장외거래를 전면 무효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비상장 AI 주식시장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가 1조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투자자 불안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공지를 통해 이사회의 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주식 매매와 이전은 무효이며, 회사 장부와 공식 기록에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 주식 거래뿐 아니라 수익권 계약, 선도계약, 특수목적법인(SPV), 토큰화 증권 구조까지 폭넓게 포함한다. 회사 측은 정관상 주식 이전 제한 조항을 근거로 들며, 승인되지 않은 거래 경로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공식 주주 권리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무효 대상에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포지 글로벌(Forge Global)과 하이브(Hiive)에서 이뤄진 일부 신규 상품 거래도 포함됐다. 앤트로픽은 이와 함께 오픈 도어 파트너스, 유니콘스 익스체인지, 파차마마, 라이언하트 벤처스, 사이드카, 업마켓 등 미승인 거래 업체 명단도 별도로 제시했다.
시장의 충격은 최근 앤트로픽의 장외시장 가치가 급등한 상황과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포지 글로벌에서 형성된 앤트로픽의 암묵적 기업가치는 약 1조달러 수준으로, 장외시장에서 약 8520억달러 가치로 평가받는 오픈AI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존 주주는 세인츠 캐피털을 통해 약 1조1500억달러 수준의 가격에 매도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본투자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공식 기업가치는 약 3800억달러 수준이었다. 1차 투자시장과 장외시장 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SPV나 토큰화 구조를 통한 간접 투자 수요가 급증했고, 앤트로픽은 이번 조치를 통해 이런 거래 구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앤트로픽이 단순히 '취소 가능'이 아니라 '무효'(void)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이자 메타렉스 창업자인 가브리엘 샤피로는 이번 방침이 매우 강도 높은 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델라웨어 회사법상 거래가 무효로 규정될 경우, 거래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후속 매수자는 법적 보호 논리를 적용받기 어려워질 수 있으며, 원매도자는 현금과 주식을 모두 보유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비상장 증권 거래업체 레인메이커 증권 최고경영자(CEO) 글렌 앤더슨은 앤트로픽 주식 수요가 매우 강력하며 일부 매도 제안은 하루 만에 소화될 정도라고 밝혔다. 초기 투자자인 브래들리 호로위츠 역시 지속적으로 매수 제안을 받고 있지만 현재로선 매도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히 앤트로픽 한 회사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스페이스X 등과 함께 장외시장에서 1조달러 안팎 가치가 거론되는 대표적인 비상장 AI 기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대형 비상장 AI 기업들이 유사한 주식 이전 제한 조항을 강화하거나 SPV·토큰화 거래를 제한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델라웨어 법원이 앤트로픽의 거래 무효 방침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또 투자자 집단소송이 실제 제기될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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