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부정맥 시술… 건보 적용에 보험사 상품 러시
||2026.05.12
||2026.05.12
#서울에 사는 60대 남성 A씨는 최근 심방세동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가슴 두근거림과 어지럼증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다니던 대학병원에서 펄스장 절제술을 안내받았다. 기존 시술보다 안전하고 회복도 빠르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치료비용이 최대 2000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에 고민이 컸다. 그러다 이달 펄스장 절제술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치료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2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부정맥 신치료기술로 꼽히는 펄스장 절제술 관련 담보 보장금액을 최대 3000만원까지 확대하고 이달 주요 영업 채널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5대 기관 수술비' 담보를 통해 최대 3000만원, 메리츠화재는 '순환계통합치료비' 담보를 통해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시술이 확인되면 한도 내에서 일시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펄스장 절제술은 짧은 전기 자극을 활용해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장 부위만 골라 없애는 시술이다. 기존 고주파 절제술이나 냉각 절제술이 열과 냉기로 조직을 변성시키는 방식이었다면, 펄스장 절제술은 전기 자극을 활용해 식도와 횡격막 신경 등 인접 조직 손상 위험을 줄였다. 시술 시간도 1시간 안팎으로 2시간 이상 걸리던 기존 시술 대비 짧다. 차세대 부정맥 치료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고령화에 따라 부정맥 환자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부정맥 환자는 2020년 40만2766명에서 2024년 50만1493명으로 4년 새 24.5% 증가했다. 2024년 기준 60대 남성 환자가 7만9175명, 70대 남성 환자가 7만4247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펄스장 절제술이 전체 심방세동 시술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급여 적용을 계기로 시술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험사들이 펄스장 절제술 마케팅에 나선 데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1일부터 펄스장 절제술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산정하기로 했다. 그간 펄스장 절제술이 비급여로 운영되던 시기에는 시술 가격 편차가 크고 청구 데이터가 부족해 정액 보장 설계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건보 적용으로 시술 대상 환자와 청구 데이터가 명확해지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위험률 산출이 한결 수월해졌다.여기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신의료기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보험사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모든 환자가 급여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항부정맥 약물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치료 유지가 어려운 환자가 대상이다.
이번 복지부의 급여 적용 결정으로 그간 1500만~2000만원에 달하던 환자들의 시술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태와 진단 비용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펄스장 절제술 자체의 본인부담은 100만원 안팎 수준"이라며 "여기에 1박 입원료와 검사비 등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액형 담보 구조 특성상 실제 시술 비용보다 많은 보험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보험사가 신규 보장 판매를 확대하면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보장 마케팅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