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 비트코인 준비금 추진, 국민투표 서명 부족으로 무산
||2026.05.11
||2026.05.11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스위스 국립은행이 비트코인(BTC)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도록 하려던 시민 캠페인이 서명 부족으로 중단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추진 단체는 국민투표 발의에 필요한 10만명 서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모으는 데 그치면서 계획을 접기로 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스위스 헌법을 바꿔 스위스 국립은행의 통화 준비금 일부를 금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연방총리실에 등록된 개정안 문구도 준비금의 일부를 금과 비트코인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다만 비트코인 비중을 얼마로 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스위스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일정 수 이상의 서명을 모으면 전국 단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추진 단체는 이 절차를 밟기 위해 18개월 동안 서명을 모았지만 기준선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비트코인을 중앙은행 준비자산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유권자 판단에 넘기려던 시도 자체가 성사되지 못했다.
추진 측은 비트코인을 달러화와 유로화 편중을 낮출 수 있는 '중립적 준비자산'으로 내세웠다. 또 비트코인이 달러와 유로 표시 자산에 대한 노출을 헤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스위스 국립은행의 외화 준비금 가운데 달러화와 유로화 비중이 약 4분의 3에 이른다고 봤다.
하지만 스위스 국립은행은 이미 지난해 이 구상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편입하지 않는 이유로 유동성과 변동성 문제를 들었다. 준비자산은 위기 상황에서도 즉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이런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 이번 결과는 스위스 내에서 비트코인을 국가 차원의 준비자산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제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캠페인 측은 비트코인을 금과 함께 보유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국민투표 발의 단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치적 동력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이번 사안은 비트코인을 중앙은행 준비금에 편입하는 논의가 시장 논리만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점도 드러냈다. 추진 단체는 비트코인을 '중립적 준비자산'이자 외화 노출을 줄이는 헤지 수단으로 강조했지만, 스위스 국립은행은 끝까지 유동성과 변동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스위스에서 중앙은행의 비트코인 보유 문제는 당분간 공식 의제로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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