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도 시니어도 OK’… 진입장벽 허무는 보험사
||2026.05.09
||2026.05.09
보험사들이 가입 문턱을 낮추거나 장기 유지 혜택을 강화한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동안 건강 상태나 과거 병력 탓에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시니어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동시에 장기 유지 고객의 실익을 키우는 방향으로 상품 경쟁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9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1일 '하나더넥스트 간편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치매간병보험 대비 가입 고지 항목을 줄이고 기준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입원·수술 여부 확인 기간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축소했고, 병력 확인 항목도 주요 질환 중심으로 단순화했다. 고혈압·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가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
가입 기준은 완화했지만 보장 범위는 기존 상품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치매 의심 초기 단계부터 진단·치료·간병까지 전 과정을 보장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시행하는 신경인지기능 종합검사 비용을 급여 기준으로 최초 1회 지원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치료제 투여 시 회차별 치료비도 지급한다.
KB손해보험도 지난 4일 'KB 3.N.암 심플러스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유병자보험의 중대질병 고지 항목 가운데 '암'에 대한 항목만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지 기간을 1년에서 5년까지 세분화해 고객이 건강 상태와 보험료 수준에 맞춰 가입 조건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가입 연령은 만 15세부터 90세까지이며, 자동갱신을 통해 최대 110세까지 보장이 이어진다.
두 상품 모두 유병자·고령자 고객의 가입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치매·암 관련 보장 상품은 고지 항목이 까다로워 정작 보장이 필요한 유병 고객이 가입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보험사들이 고지 기준을 차등화·완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재설계하는 배경이다.
장기 유지 유인을 강화한 종신보험 신상품도 나왔다. 동양생명은 '(무)우리WON하는7년안심종신보험'을 출시했다. 20년납 단일 구조로 설계된 사망보장 중심 상품으로, 사망보험금이 매년 전년 대비 10%씩 체증되도록 했다. 20년 경과 시점에는 최초 가입금액 대비 약 611% 수준까지 보장이 확대된다.
장기 유지 고객을 위한 유지보너스도 반영했다. 가입 나이와 관계없이 7년 시점에 환급률 100%를 제공하는 구조다. 계약 7년 경과 후에는 UL종신전환형으로 전환할 수 있고, 전환 시점에 배우자나 자녀로 피보험자 변경도 가능하다. 종신보험 본연의 사망보장 기능에 더해 장기 유지에 따른 실익을 함께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상품들이 유병 인구 확대와 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가입 여력이 있는 건강체 고객층은 한정된 반면, 보장이 필요한 유병자·시니어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어 보험사들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상품 전략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종신보험 시장에서도 사망보장 경쟁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장기 유지 시 환급 실익을 더하는 방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들의 손해율 관리와, 장기 유지 유인을 강화한 종신보험의 해약률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유병자·간편심사형 상품이 늘어날수록 보험사 입장에서 인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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